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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 전환”이냐 “상대평가 유지”냐…대입개편안 찬반 격론

중앙일보

입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앞에서 열린 '대입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앞에서 열린 '대입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날 공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교육 단체들의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은 기자회견에서 대입 개편안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수능이 치러진 16일에도 한 학생이 극심한 시험 스트레스로 고사장에도 가지 못한 채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일이 보도됐다”라며 “시안을 철회하고 고교 내신과 수능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바로 옆에서는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대입 공정성을 위해 상대평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국영어영문학회, 대한수학교육학회 등 각 과목별 단체들까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공청회가 시작되고 장내 인원이 128명으로 제한되면서 입장하지 못한 이들이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 참석해 학부모 및 교육 관계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 참석해 학부모 및 교육 관계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공청회에서는 수능과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하는 쪽과 상대평가 유지를 주장하는 쪽이 대립했다. 강태훈 성신여대 교수는 교육부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행하며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상대평가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완전한 성취평가제를 대비하는 과도기적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종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책2팀장은 “고교학점제에서 상대평가가 시행되면 과목별 유불리 편차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 대입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회는 앞서 수능 및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서·논술형 평가 문항을 도입하는 개편안을 제안한 바 있다.

교사들 의견도 엇갈렸다. 강윤정 구암고 교사는 “생기부의 ‘칭찬 인플레’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라며 “쓸 수 있는 활동, 단어까지 제한되는 현실에서 절대평가를 학생과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은 “지난해 전교생 100명 이하 소규모 학교가 전체 초·중·고교의 18.7%에 달한다”며 “상대평가를 유지하면 이들은 내신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학생 수가 적으면 1등급 수도 적어지고, 점차 소규모 학교 기피가 심해진다는 의미다.

대학 관계자들은 상대평가 유지 방안을 지지했다. 김삼열 동의대 입학처장은 “수능 및 내신의 완전 절대평가 변환은 입시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상훈 숭실대 입학처장은 “고등학교의 성적 부풀리기가 현실화됐을 때 사후 조치를 통해 내신 성적을 바로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며 “절대평가의 질 관리가 담보되지 않으면 대입 전형에도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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