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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에 위치추적기 달았다…빈집서 6억 금품 턴 일당 수법

중앙일보

입력

고가 외제 차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미행한 후, 차주가 사는 아파트 복도에 카메라를 설치해 집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수법으로 수억대의 금품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특수절도 등의 혐의를 받는 A씨(37) 등 7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9월 18일 오후 4시쯤 광진구의 한 아파트 가구에서 현금 1억3000만원을 비롯해 고가의 시계, 팔찌, 가방 등 총 6억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처남과 매부, 사회에서 만난 선후배 등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지인 6명과 함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차량 위치 정보와 출입문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일당은 외제 차를 몰고 다니는 차주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차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미행했다. 또 아파트 복도 천장에 화재감지기를 부착하고 그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실시간으로 피해자의 동향을 감시하고 비밀번호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금품 중 차량 키를 제외하고 대부분 회수했다. 이들은 피해 금품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경찰에 제출했다. 현금은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했다가 체포 후 빌린 돈으로 변상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생계를 이유로 금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 발생 전후 약 2주간 폐쇄회로(CC)TV 300여대를 분석해 이동 동선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범행을 전후한 접선 장면 등 공모 정황을 확인해 9월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차례대로 검거했다.

A씨를 포함한 5명은 구속 상태로, 가담 정도가 경미한 2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압수한 대포폰을 분석해 현재까지 추가 피해자가 7명 더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바탕으로 여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출입문이나 현관 주변에 평소와 다른 부착물 등이 설치된 경우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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