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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인간혁명' 주창한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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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뿌리를 둔 재가자 중심의 불교인 창가학회의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95세.

18일 마이니치 신문과 NHK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케다 회장은 15일 타계했으며, 장례식은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다 다이사쿠 회장은 평소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변혁하고, 세상을 바꾸자고 강조했다. 특히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중심에 두자고 역설했다. 중앙포토

이케다 다이사쿠 회장은 평소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변혁하고, 세상을 바꾸자고 강조했다. 특히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중심에 두자고 역설했다. 중앙포토

창가학회의 창가(創價)는 ‘가치를 창조한다’는 뜻이다. 생명의 가치와 평화의 가치를 일컫는다. 창립자인 마키구치 쓰네사부로(1871~1944) 초대회장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천황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에도 옥중투쟁을 계속하다가 결국 옥사했다.

2대 회장인 도다 조세이(1900~58) 역시 군국주의에 저항하다 2년간 투옥 생활을 했다. 수감될 때 85㎏였던 몸무게가 출옥할 때는 50㎏였다.

고인은 그 뒤를 이어 1960년 창가학회의 3대 회장이 됐다.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종자를 가지고 있다며 불교의 가르침을 통한 인간혁명을 주창했다. 75년에는 국제창가학회를 결성해 190개 이상 국가와 지역에 12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단체로 확장했다. 79년에는 창가학회 명예회장에 올랐다.

고인은 일본 우익으로부터 종종 공격을 받았다. 일본의 군국주의화에 초지일관 반대 입장을 유지했고, 한국에 대한 우호 발언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인은 평소에도 “한국은 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문화대은(文化大恩)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수천 명의 일본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의 잔 다르크로 불리는 여학생 유관순”을 소개했고, “한민족 독립운동의 아버지 안창호는 일본의 비열한 침략과 끝까지 싸운 위대한 투사로서 몇 번이나 감옥에 투옥됐다”고 강연한 적도 있다.

일본 소카(창가)대학 설립자인 이케다 다이사쿠(오른쪽) 회장이 1998년 경희대에서 명예철학박사학위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 소카(창가)대학 설립자인 이케다 다이사쿠(오른쪽) 회장이 1998년 경희대에서 명예철학박사학위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한국외대와 충북대, 경남대 등 국내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신의 SNS에 “이케다 회장의 부고를 접하고 깊은 슬픔을 견딜 수 없다”며 “국내외에서 평화ㆍ문화ㆍ교육 추진에 힘쓰고, 중요한 역할을 다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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