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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軍 "알시파 병원서 하마스 본부 확인"…가자 남부 진격 시사

중앙일보

입력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최대 병원 알시파 병원을 급습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라면서 각종 물증을 공개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일부 외신도 "지휘센터가 있었다고 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공격이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공격으로 가자지구 북부 점령을 마무리하고, 가자 남부로 진격할 뜻을 내비쳤다.

이스라엘군, 알시파 급습…BBC "증거물 부족"

이스라엘군이 15일 가자시티 최대 알시파 병원을 급습해 발견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방탄 조끼와 총, 수류탄 등 무기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5일 가자시티 최대 알시파 병원을 급습해 발견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방탄 조끼와 총, 수류탄 등 무기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전날 새벽에 이어 저녁에 두 번째로 알시파 의료단지에 진입해 수색 작전을 벌였다.

앞서 전날 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 MRI 센터에서 하마스의 작전본부와 각종 무기·장비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정밀한 방식으로 병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발견된 증거물로 인해 "병원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테러에 사용됐음이 명백하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소셜미디어(SNS)에 국제 미디어 담당 대변인인 조나단 콘리쿠스 중령이 병원을 돌며 하마스가 남기고 갔다는 무기들을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군복과 총 10여 자루, 하마스 로고가 새겨진 조끼, 수류탄, 칼, 노트북의 모습이 담겨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발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현장에 갖다 놓은 무기"라며 "이스라엘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외신은 하마스 지휘센터가 있었다고 하기에는 증거물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BBC는 "이스라엘은 국제적 비난을 불러일으킨 이 논쟁적인 작전에서 대규모 무기고를 확보하진 못했다"며 "하마스의 지휘센터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금까지 발견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지만 놀랄 만한 요소는 없었다"며 "군대는 병원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최대치를 보여주고 싶어할 것 같다"고 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15일 하마스 핵심 지휘 본부가 있다고 주장한 알시파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15일 하마스 핵심 지휘 본부가 있다고 주장한 알시파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급습 과정에서 전투는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알시파 병원 시설이 일부 부서지고 피란민·환자·의료진 등 수천 명이 불안함에 떨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마르완 아부 사다 외과 과장은 BBC에 "이스라엘군의 외과 건물에 들어와 MRI·CT·초음파 기계 등을 대거 파괴했다"고 전했다.

또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수술·응급 병동을 제외한 병원 단지 내 모든 구역에 있는 16∼40세의 모든 남성은 병원 안마당으로 나오라고 요구했다. 1000여명의 팔레스타인 남성들이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로 넓은 나왔는데 일부는 알몸 상태로 무기, 폭발물에 대한 수색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병원 급습으로 국제사회의 여론은 한층 악화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신생아와 환자, 의료진 보호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이다. 병원은 전쟁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극도로 우려스럽다.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작전이 이스라엘의 독자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진입 작전을 승인한 바 없다"며 "그들이 세워 실행한 것이고 미국은 이 과정에 개입한 바 없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의 작전본부로 활용된다는 자체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북부 점령 이스라엘, 가자 남부 진격 시사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하마스 의사당을 폭파하는 등 가자 북부 지역 점령을 거의 완료한 이스라엘군은 남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AP통신은 1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수뇌부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축하고 하마스가 전부 없어질 때까지 계속 밀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이는 하마스 지휘관들이 도망가 숨어있다고 여기는 남부 지역으로 진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남부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것인가'란 취재진 질문에 "지상군 투입 전 정부에 북부와 남부 전투가 모두 포함된 계획을 제출했다"고 답했다.

아미르 아비비 전 이스라엘군 부사령관은 "가자지구 전체를 점령하지 않고서는 하마스를 진정으로 파괴할 수 없다"면서 "이는 불가능하므로 작전을 지금 중단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가자 남부에 200만명에 가까운 피란민이 머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스라엘군이 공세를 펼친다면 새로운 인도주의적 재앙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15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를 걸어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15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를 걸어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종료 시점을 두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인들에게 살인·학대 등 끔찍한 짓들을 할 능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을 때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5일 양측의 교전 중단과 무조건적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해당 결의안은 찬성 12표, 기권 3표로 통과된 가운데,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미국, 영국이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200명이 넘는 인질 전원 석방 없이는 장기간 휴전은 없다"며 수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하마스가 일부 인질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일시적으로 교전을 중지하는 협상은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여성과 어린이 50명을 석방하고 사흘간 휴전에 합의하는 안을 두고 양측이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살짝 희망적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란이 하마스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익명의 이란과 하마스 관리 세 명을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직접 만나 정치적·정신적으로 계속 지원하겠지만 직접 개입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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