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7시 30분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인 울산광역시 남구 학성고 앞. 가수 윤수일씨 모교인 울산의 명문고다. 학교 정문 앞 승용차에서 내린 한 남학생이 부모가 탄 차 안을 향해 주먹을 불끈 들어 보였다. 그러자 차 안에서 ""아들, 떨지 말고 잘 봐. 화이팅"이라는 소리가 들렸다.
응원전 사라진 2023 수능 고사장
학성고 정문 앞엔 지역 정치인들이 '수능 대박'이란 푯말을 들고 "힘내세요. 화이팅"이라고 연신 외칠 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처럼 차분한 분위기였다. 시끌벅적했던 과거 응원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험생 등을 두드리며 배웅하는 가족 모습만 보였다. 드문드문 경찰차를 타고 학교 앞에 도착하는 수험생도 보였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수험장인 신정고 앞. 평소 등교 때보다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었다. 교문 인근에서 가족은 조용히 응원했고, 한 수험생 어머니는 여학생이 수험장으로 들어가자 뒷모습을 보고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엿 붙이는 어머니 찾아볼 수 없어
'수능 전통'처럼 여겨지던 대규모 응원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엿을 교문 앞에 붙이고 기도하는 모습도 없었다. 자녀 배웅 후 발길을 쉽사리 떼지 못하는 한 학부모는 "아이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평소처럼만 해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내가 더 떨려 오늘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울산광역시는 26개 수능 고사장에서 재학생·졸업생 등 모두 1만119명이 수능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