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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꽃잎 모양까지 그대로…압화 그릇 만들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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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꽃의 형태를 그대로 옮긴 압화 그릇을 만들어봐요.

오은채(왼쪽) 학생모델과 박재인 학생기자가 압화 그릇 만들기에 도전했다. 압화 그릇은 계절 분위기에 맞는 꽃을 그릇에 문양으로 담을 수 있다.

오은채(왼쪽) 학생모델과 박재인 학생기자가 압화 그릇 만들기에 도전했다. 압화 그릇은 계절 분위기에 맞는 꽃을 그릇에 문양으로 담을 수 있다.

자연이 빚은 꽃의 아름다움을 옮겨 담은 그릇  

겨울은 나뭇잎은 바닥에 떨어지고 꽃을 찾아보기 어려워지는 시기다. 긴 겨울에도 꽃의 화사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 사람들은 여러 방법을 고안했다. 피어있는 꽃을 그대로 말린 드라이 플라워(dry flower), 오랫동안 생화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화학 약품 처리한 프리저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 등이다. 드라이 플라워와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꽃의 형태를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방법이다.

생활에서 자주 쓰는 물건에 꽃의 형태를 살려서 장식하는 방법도 있다. 압화 그릇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릇으로 만들 흙 반죽의 표면에 꽃을 눌러 그 형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약품 처리한 꽃을 눌러서 건조한 뒤 그림을 그린 것처럼 화폭에 구성한 조형예술의 일종인 압화(pressed flower·押花)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릇 표면에 꽃의 형태를 남기는 압화 기법은 해외에서 주로 쓰는 도예기법이다. 이 압화 도예기법을 체험해 보기 위해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스토 스튜디오를 찾았다.

초보자가 압화 그릇을 만들 때는 주의사항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자신이 어떤 느낌으로 그릇에 꽃을 장식하고 싶은지 잘 생각해서 재료가 될 꽃을 선별해야 한다. 두 번째, 꽃의 두께를 잘 고려해 그릇의 두께를 정해야 한다. 만약 해바라기처럼 꽃잎이 크고 두꺼운 꽃으로 그릇의 표면을 장식하려면 그릇을 만들 흙 반죽의 두께도 두꺼워야 한다. 반면 꽃잎이 얇은 꽃은 흙 반죽이 비교적 얇아도 괜찮다.

백자토 덩어리는 석고 틀을 충분히 덮을 면적이 될 때까지 밀어야 하며(위 사진), 물을 머금은 스펀지로 틈틈이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백자토 덩어리는 석고 틀을 충분히 덮을 면적이 될 때까지 밀어야 하며(위 사진), 물을 머금은 스펀지로 틈틈이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압화 그릇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백자토 덩어리, 백자토 덩어리를 올릴 나무판, 백자토 덩어리를 넓게 펼 때 사용하는 밀대, 도자기 제작용 손물레, 여러 종류의 꽃, 스펀지와 물이 담긴 실린더, 물이 담긴 스프레이, 그릇 입구를 다듬을 때 쓰는 대각선 방향으로 칼날이 날카로운 전칼, 꽃을 자르는 원예용 가위, 작은 붓, 광목천, 핀셋, 타원형 석고 틀 등이다.

첫 번째로 나무판 위에 광목천을 펼쳐 올리고 주름을 펴준다. 스프레이로 광목천 위에 물을 뿌린 뒤, 천 표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면서 주름을 편다. 나무판 위에 바로 백자토를 올리면 흙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수축할 때 나무판과 딱 붙는다. (너비가 넓게 짠 베로 만든) 광목천은 숨구멍이 있어서 통풍이 잘돼 백자토와 나무판 사이에 깔면 공기 순환을 도와 흙이 손상되거나 갈라지는 걸 최대한 막아준다.

두 번째 단계는 백자토 덩어리 밀기다. 칼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밀듯, 밀대로 백자토 덩어리를 밀어서 납작한 판의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문재영 대표가 백자토 옆에 타원형 석고 틀을 놓았는데, 백자토 덩어리의 1.5배 정도 면적인 석고 틀을 다 덮을 정도의 면적이 돼야 한다. 적당한 크기로 밀어낸 백자토 판은 물을 묻히고 꽉 짜낸 스펀지로 위를 쓸어준다. 이렇게 물을 먹인 스펀지로 쓸어주면 흙에서 수분이 증발해 표면에 금이 가거나 구멍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타원형 그릇을 엎어놓은 형태의 석고 틀을 손물레에 올려두고, 그 윗면에 꽃을 장식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꽃을 놓은 뒤, 백자토 판으로 덮으면 그릇의 바닥에 꽃의 형태가 새겨진다. 원예용 가위로 원하는 꽃과 꽃잎을 잘라서 석고 틀 윗면에 배치하는데, 이때 그릇의 용도를 고려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음식을 담는 그릇이라면 가운데보다는 가장자리에 꽃을 배치하는 게 음식물이 덜 끼고, 설거지할 때도 수월하다. 반면 장식용 그릇이라면 과감한 배치로 화려하게 꾸며도 된다.

꽃을 배치할 때는 심미적 요소 외에 그릇의 용도도 고려해야 한다(위 사진). 꽃을 떼어낼 때 다른 요철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꽃을 배치할 때는 심미적 요소 외에 그릇의 용도도 고려해야 한다(위 사진). 꽃을 떼어낼 때 다른 요철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제 백자토 판을 석고 틀 위에 놓고, 타원형인 석고 틀 모양에 맞게 손으로 두드리고 매만져서 성형한다. 그러면 석고 틀 위에 놓은 꽃과 꽃잎이 백자토 판에 달라붙는다. 형태 성형을 마치면 석고 틀에서 삐져나온 백자토 판의 일부를 전칼을 사용해 잘라준다. 이후 손으로 매만져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고, 구멍이 생겼거나 매끄럽지 않은 백자토 판 표면은 스펀지에 물을 살짝 묻혀서 정리한다. 이후 알파벳과 숫자가 양각으로 새겨진 도장을 이용해 그릇의 바닥이 될 백자토 판 표면에 원하는 문구를 새긴다.

도장으로 문구를 새기는 동안 석고 틀이 백자토 판의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두 개가 분리가 가능한 상태가 된다. 분리해서 뒤집으면 백자토 판 안에 내가 수놓은 꽃들의 모양이 보인다.

이제 핀셋으로 백자토 판에 박힌 꽃을 빼낸다. 핀셋으로 꽃과 꽃잎을 제거한 부분에 울퉁불퉁한 요철이 남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핀셋 자국이 난 부분은 작은 붓에 물을 묻혀서 살살 문질러 준다. 핀셋으로 표면에서 꽃을 제거하는 과정을 끝내고, 그릇 입구의 테두리 부분을 위를 향하도록 수직으로 좀 더 다듬어 주면 가마에 구울 준비가 끝난다.

오은채(왼쪽) 학생모델과 박재인 학생기자가 만든 압화 그릇은 약 3주간 가마에 두 번 굽는 과정을 거쳐 완전한 그릇이 된다.

오은채(왼쪽) 학생모델과 박재인 학생기자가 만든 압화 그릇은 약 3주간 가마에 두 번 굽는 과정을 거쳐 완전한 그릇이 된다.

그릇 형태가 된 백자토 판은 두 번에 걸쳐 가마에서 굽는다. 먼저 유약이 잘 발리도록 700~800도 온도에서 초벌로 구우면 연한 분홍빛이 된다. 이 상태에서 투명한 유약을 바른 뒤 1220~1250도 온도에서 재벌 하면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보리색 그릇이 된다. 이 과정은 약 3주 정도 소요된다.

압화 기법을 사용한 그릇 만들기는 꽃의 형태에 따라 표면에 다양한 문양과 질감을 낼 수 있다. 자연의 형태를 그릇 표면에 그대로 구현하기 때문에 조각·그림에 능하지 않은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도자기를 굽는 과정까지 체험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초겨울 우리 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꽃으로 장식한 그릇을 만들어 꽃이 피었던 계절을 추억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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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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