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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시해"…건물주 살해한 주차관리인, 강릉역서 붙잡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영등포동의 한 건물에서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도주 4시간여 만에 강원도 강릉에서 붙잡혔다. 용의자는 해당 건물에서 주차관리인으로 일하던 인물로, 평소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김모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2일 오전 10시쯤 영등포동의 한 건물 소유주인 피해자 A씨를 날카로운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김씨는 2020년 4월부터 이 건물의 주차관리인으로 고용돼 일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10분 “A씨가 엎드린 채 숨져 있다”는 건물관리인 B씨(70대)의 신고를 접수했다. B씨는 평소 피해자와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 사이로, 이날도 함께 식사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연락이 되지 않자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옥상을 둘러보다 숨진 A씨를 발견했다고 한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 혈흔과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용의자 동선을 추적한 끝에 A씨가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강원·경기남부 경찰청과 공조해 이 열차의 종착역인 강릉역에서 내리는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직후 숨어있던 인근 모텔 업주 조모(40대)씨도 조사 과정에서 긴급체포했다. 조씨는 김씨 도주 경로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가 소유한 주차장 부지를 보증금 1000만원·월 120만원에 임차해 모텔을 운영해왔다. 또 김씨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일부 모텔 관리 업무를 맡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주요 혐의 사실을 인정했으나 그외 구체적 진술은 함구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김씨가 평소 A씨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는 주변 진술 등을 확보해 공모관계와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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