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무차별 폭행 여고생 구한 건 대학교수

CCTV에 잡힌 무차별 폭행범 잡는 김태진 교수. 연합뉴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길거리에서 5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고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가해자를 몸으로 막아 제지했던 남성이 현직 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북대에 따르면 10대 A양을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인계한 주인공은 전북대 공대 산업정보시스템학과 김태진 교수다.

김 교수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전주 도심에서 야간 조깅을 하던 중 한 남성이 둔기로 A양을 무차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폭행을 당한 A양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상태였고, 손에 둔기를 든 이 남성은 쓰러져 있던 A양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김 교수는 본능적으로 가해자에게 달려들었고, 팔과 다리를 제압한 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김 교수는 "여학생이 심하게 맞고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다른 생각 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가해 남성에게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적극적인 대처와 시민의 신고로 가해 남성은 경찰에 검거됐다.

A양을 폭행한 남성은 "여학생이 통화하고 있었는데, 나한테 하는 말인 줄 알았다. 나를 비웃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8분 가까이 무차별 폭행을 당한 A양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이 남성을 구속했으며, 최근 전주지검에 송치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