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호선 강남역, 반대편 승강장까지 줄…“40분 기다려 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이틀간의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퇴근길에 오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이틀간의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이 퇴근길에 오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서울 지하철 파업 첫날인 9일 시민들은 열차 운행 지연으로 긴 줄을 서거나 대체 교통편을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에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필수유지 업무 협정’에 따라 열차 운행률 100%를 유지하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퇴근시간대 운행률이 평시의 87% 수준에 그치면서, 2호선 강남역 등 평소 혼잡도가 높은 일부 역에서는 본격적인 퇴근시간이 되기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후 5시34분 2호선 강남역의 교대역 방향 승강장에는 긴 줄이 계단을 지나 반대편 방향 승강장까지 이어졌다. 파업으로 열차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10~20분가량 지연돼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교공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박모(80대)씨는 질서 유지를 위해 빨간 봉을 들고 시민들에게 진행 방향을 안내하면서 “평소에도 사람이 많지만, 피크타임이 아닌데 오늘은 좀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역에서 40분간 기다린 끝에 열차에 탑승한 원유아(23)씨는 “아침에도 5시 반에 나왔는데 집에 갈 때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체감상 금요일 퇴근길보다 더 복잡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1호선 서울역에서 오후 5시45분 출발 예정이던 인천행 열차는 19분이 지난 6시4분에야 출발했다.

이번 파업에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만 참여한다. 서울교통공사 내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1만146명), 한노총 소속 통합노조(2742명), 제3 노조인 올바른노조(1915명)로 구성돼 있다. 올바른노조는 지난달 20일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올바른노조는 연합교섭단에 포함되지 않아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교섭에 참여한 한국노총(통합노조)마저 일터로 복귀하면서 민주노총 측이 주도하는 파업은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측은 노조에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을 기존 380명대에서 역사 안전요원 등을 더해 660명대로 늘리고, 2026년까지의 인력 감축 규모를 노사 합의로 재산정하자고 제안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사 합의’라는 문구가 명시되면 인력과 관련해 노조 측 의견을 들어야만 하는 등 상당히 진보된 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연합교섭단’으로 교섭에 참여한 양대 노조 중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했다. 그러나 제1 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교공 노조가 반대했다. 시와 공사가 인력 감축 및 안전업무 외주화 계획을 아예 거둬야 한다는 주장에서다. 서교공 노조는 “일부 변화된 제안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서울교통)공사는 인력 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서교공 노조는 추가 파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와 서교공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의 ‘경고 파업’을 10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진행하고,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오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다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는 서교공노조 파업과 관련해 “명분 없다”며 강경히 맞섰다. 시는 이날 자료를 내고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업무 현장에 복귀해 달라”며 “파업을 계속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