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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경상수지 다섯달 연속 흑자…"수출 회복 국면 들어서"

중앙일보

입력

1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송봉근 기자

1일 부산 남구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송봉근 기자

올 9월 경상수지가 5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품 수지 흑자 폭을 키운 덕분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흑자 기조가 정착됐다고 평가하며 올해 연간 전망치(27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8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9월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8월(49억8000만달러)에 비해 흑자 폭을 키웠다. 서비스수지의 적자 폭(-31억9000만달러)이 확대되긴 했지만 상품수지 흑자(74억2000만달러)가 이를 메우면서다. 경상수지는 크게 4가지 항목(상품·서비스·본원소득·이전소득수지)으로 나뉘는데, 상품수지(수출-수입)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9월 상품수지는 74억2000만달러 흑자로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액은 556억5000만달러‧수입액은 48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상품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년 대비 줄어든 상황에서 수입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기 때문인데, 9월에는 수출 감소 폭(-2.4%)이 8월(-6.3%)에 비해 줄었다. 미국과 EU 상대 승용차 수출 호조가 지속하고, 반도체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100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6% 줄어 8월(-21.2%)에 비해 감소율을 줄였고, 승용차 수출액(49억9000만달러)은 전년 대비 9.1% 늘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가격‧물량 움직임을 봤을 때 반도체 수출 부진이 저점을 통과해 회복 국면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다만 글로벌 수요 등이 불확실한 측면이 있어 회복 강도나 속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수입액은 에너지 수입 가격이 내려간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억2000만달러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원자재 수입액은 20.9% 감소했다. 가스(-63.1%), 석탄(-37%), 원유(-16.2%) 등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다. 한은은 “동절기 난방 에너지 수입이 늘어나면 4분기 수입액 감소 폭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인 뒤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데, 확전 여부 등으로 인한 변동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서비스수지는 –31억9000만달러로 8월(-15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을 확대했다. 여행수지(-9억7000만달러)가 적자 폭을 줄였지만 지식재산권수지(-6억7000만달러)가 적자로 전환한 영향 등이다. 신 국장은 “8월에 국내 기업 자회사 특허권과 사업서비스 수출이 집중됐던 것으로 인한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로 인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항공 여객 운항 정상화·단체여행 인프라 개선·정부와 지자체의 관광객 유치 노력 등에 따라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5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 대가 없이 이뤄진 무상 원조‧증여성 송금 등의 거래를 반영한 이전소득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 자산(자산-부채)은 9월 45억2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0억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5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한편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165억8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257억5000만달러)의 약 65% 수준이다. 신 국장은 “누적 규모가 줄어든 건 1월(-42억1000만달러) 일시적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라며 “1월을 제외하고 보면 전년 수준에 근접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수출 회복세가 반영되면서 4분기(10~12월) 경상수지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술적으로는 10~12월 경상수지가 매월 평균 35억달러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면 연간 전망치(270억달러)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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