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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11월 정상회담 유력…서로가 만남 필요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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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동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오는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양국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이 분주하게 가동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의 핵심 의제를 막판 조율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APEC 정상회의 개막 직전인 오는 9~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양자 회담을 한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 부총리는 중국 경제를 사실상 총괄하는 인물이다.

옐런 장관은 허 부총리와의 만남을 앞두고 6일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미국은 중국과 경쟁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허 부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를 더욱 안정시키고 주요 현안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더욱 집중적인 외교를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특히 “우리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중국과의 건전한 경제 경쟁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 전제로 “건전한 경쟁에는 규칙에 기반한 공정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 시장 접근 장벽, 미국 기업에 대한 강압적 조치 등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에 대한 우리의 심각한 우려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나라와의 건전한 경제 경쟁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글을 마무리하는 등 전체적 논조는 ‘경쟁과 협력의 공존 가능성’에 방점이 찍혔다. ‘디커플링’(탈동조화) 대신 ‘디리스킹’(위험제거)을 강조하는 미국의 최근 대(對)중국 전략을 재확인한 셈이다.

지난 7월 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경제부청리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경제부청리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후 등 여러 분야·단위서 ‘대화 모드’

양국 간 대화 모드는 기후·장애인 등 다양한 분야와 여러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거나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7월 중국에서 만나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을 논의한 존 케리 미 기후변화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특별대표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다시 만나 기후변화 대책을 논의했다. 미·중 상호 협력이 가능한 글로벌 도전 과제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장애인 정책 관련 대화 테이블도 마련됐다. 사라 민카라 미국 국제장애인 인권특별보좌관, 타린 윌리엄스 노동부 장애인고용정책 차관보는 중국장애인연합회(CDPF)와 만나 미·중 장애인 조정회의를 재개했다고 미 국무부가 6일 밝혔다. 양국 회의에서는 포용적 교육·고용 및 장애물 없는 환경 개발 등 장애인 권리 증진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말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워싱턴 DC를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면담했었다. 또 지난 3일에는 미 국무부 내 일명 ‘차이나 하우스’로 불리는 중국조정실의 마크 램버트 중국조정관 겸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가 중국을 방문해 훙량 중국 외교부 국경해양사 국장과 회담했다. 남중국해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 공해상에서 미 군용기를 상대로 한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 사례 등이 거론되며 양국 간 대화 채널 유지의 필요성이 언급됐다고 한다.

미·중 두 정상 역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발신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9일 중국을 방문한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단과 만나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는 1000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며 건강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의 발전을 강조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개최 전망과 관련해 지난달 7일 “만남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다”며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핵심 안보이익 둘러싼 셈법 차이 여전 

미·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맞아떨어지는 대내외 여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장기화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 터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두 개의 전선에서 공동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내년 11월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중국과의 갈등 격화로 인한 리스크 대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적 선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제조업 위축, 부동산 위기 등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미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국가안보, 경제안보 등 핵심 안보 이익을 둘러싼 양국의 셈법은 여전히 엇갈리는 만큼 전면적인 국면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옐런 장관은 이날 “우리 행정부의 전략적 최우선순위는 미국과 동맹국의 국가안보 보호로, 이는 우리가 타협하지 않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핵심 안보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책 노선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ㆍ이차전지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전략적 광물자원’으로 규정하며 자원 무기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날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며 “희토류 산업의 고품질 발전 연구를 추진하겠다. 불법 채굴을 엄격히 단속하고 희토류 산업의 고급화ㆍ지능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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