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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눈물’ 쏟았던 NC 강인권 감독…“PO 3차전으로 돌아간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플레이오프 5차전 다음날인 6일 만난 NC 강인권 감독이 가을야구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원=고봉준 기자

플레이오프 5차전 다음날인 6일 만난 NC 강인권 감독이 가을야구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원=고봉준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강인권(51) 감독은 지난 5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친 뒤 “라커룸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고 했다. 흐르는 눈물을 선수들 앞에서 보일 수가 없어 마무리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짐을 챙겨 버스로 향했다.

가을야구 여정을 모두 마친 강 감독을 6일 수원에서 만났다. NC는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이러한 평가를 비웃고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쳤다. 또, 이번 포스트시즌에선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6연승을 달리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 NC 지휘봉을 처음 잡아 지도력을 발휘한 강 감독은 “초보 감독으로서 꿈같은 시간이었다.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가을야구를 즐겼다”고 했다. 전날 선수단 회식을 마치고 다음날 창원으로 돌아가기 전 만난 강 감독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주전 고집은 내 실수”

-가을야구가 끝났다.
“정말 모처럼 숙면을 취했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푹 잤다.”

-한때 몸무게가 10㎏ 가까이 빠질 만큼 다사다난한 1년이었다.
“코치 때부터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저녁을 먹지 않았다. 감독이 되고 나서는 대부분 점심도 걸렀다. 보통은 게임 전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버틴다. 그래서 체중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어제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식사를 했다(웃음).”

NC 강인권 감독(왼쪽)과 KT 이강철 감독이 5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NC 강인권 감독(왼쪽)과 KT 이강철 감독이 5일 플레이오프 5차전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올 시즌을 돌아본다면.
“꿈만 같았다. 사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하위권 후보 아니었나. 처음 감독이 된 나를 향한 걱정도 컸을 것이다. 그래서 속으로 ‘다크호스가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 버텨줬다. 개인적으로는 6월 레이스가 끝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6연패로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텨서 가을야구까지 잘 치를 수 있었다.”

-가을야구는 6연승으로 시작해 3연패로 끝났다.
“선수들이 가을야구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이 점이 결집력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뛰며 생긴 피로도가 아쉬웠다. 플레이오프 3차전으로 기억하는데 우리와 KT 타자들의 파울 타구에서 큰 차이가 보이더라. 타구 속도에서 KT가 훨씬 앞섰다. 이를 보며 ‘우리가 많이 지쳤구나’라고 느꼈다. 이 3차전을 내주면서 보이지 않는 허탈감이 생겼고, 이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선발 라인업 교체와 같은 변화가 없었다는 아쉬움이 든다.
“나 역시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김성욱이나 도태훈 같은 선수들을 선발로 넣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KT 투수들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아 결국 쓰지 못했다. 코치들도 ‘어차피 한 게임만 더 이기면 끝이니까 기존 라인업으로 해보자’고 이야기했고, 나도 같은 생각을 공유해 라인업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후반부에라도 투입해 컨디션을 점검한 뒤 4차전 선발 투입을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 실수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선택을 바꿨을 것이다.”

체중이 10㎏ 가까이 빠졌던 지난 7월의 NC 강인권 감독. 연합뉴스

체중이 10㎏ 가까이 빠졌던 지난 7월의 NC 강인권 감독. 연합뉴스


◆“알고 보면, 눈물 많은 남자”

-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난 뒤 NC 라커룸이 눈물바다가 됐다고 들었다.
“모든 인터뷰를 마치고 라커룸에서 미팅을 열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박건우가 울고 있더라. 김형준 등 어린 선수들도 펑펑 울고 있고. 에릭 페디나 제이슨 마틴 등 외국인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인사를 하고 박수를 치는데 나도 눈물이 나더라. 원래는 모두 안아주고 끝내고 싶었는데 선수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가 싫어 빨리 라커룸에서 나왔다.”

-감독의 눈물은 흔치 않은데.
“사실 내가 눈물이 많은 편이다(웃음). 이미지는 그렇지 않아 보이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펑펑 울 때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바뀌고 있다.”

플레이오프 5차전을 지켜보다가 얼굴을 감싸고 있는 NC 에릭 페디. 뉴스1

플레이오프 5차전을 지켜보다가 얼굴을 감싸고 있는 NC 에릭 페디. 뉴스1

-페디 이름이 나왔는데 플레이오프 5차전 결장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페디는 어깨가 정말 좋지 않았다. 마지막 날도 불펜에서 어떻게든 공을 던져보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고 하더라. 일각에선 메이저리그 계약이 임박해 페디가 어깨를 아꼈다고 하던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내가 먼저 선수를 집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

-페디가 나오지 않는다는 소문은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현장에서 먼저 돌았다. 내부 정보가 새어나갔다는 뜻인데.
“아마 선수들 사이에서 먼저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이유가 어찌 됐든 그런 정보가 새어나간 점은 우리쪽 미스다. 사실 우리 야수들도 페디가 나오지 못한다고 하니까 크게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페디의 진심을 모두가 이해해줬다. 페디의 눈물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겠는가.”

NC 선수단이 가을야구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NC 선수단이 가을야구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가을야구를 하면서 떠오른 얼굴이 있다면.
“김경문 감독님의 얼굴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 두산 베어스에서 은퇴해 배터리코치로서 감독님을 모셨다. 그때 내게 정말 많은 기회를 주셨다. 포수 출신인 나를 불펜코치와 1루코치로도 기용하셨다.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하라는 뜻이었는데 당시의 경험이 지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월 미국 스프링캠프로 기억한다. 현장을 방문한 김경문 감독이 강 감독의 손을 꼭 잡고 NC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진심으로 응원했는데.
“며칠 전 생신이셔서 연락을 드렸더니 ‘초보 감독답지 않게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주셨다. 사실 플레이오프 시구자로 모시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정중히 고사하셔서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제 마무리캠프가 시작된다. 보완할 점을 꼽는다면.
“일단 FA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으로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가을야구를 해보니까 선발투수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외국인선수는 전원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마무리캠프가 15일부터 시작인데 차근차근 보완점을 짚어가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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