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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닭 벌레' 문제 없다는 하림 회장에…식약처 "그 자체가 이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벌레가 발견된 생닭을 판매한 하림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사람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발언이 논란에 휘말린 이후의 조치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발견된 벌레) 그 자체가 이물"이라며 "하림 측에서 재발 방지책을 받게 되면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라고 밝혔다.

벌레가 발견된 하림의 생닭 제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벌레가 발견된 하림의 생닭 제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식약처는 지난달 31일 하림 동물복지 생닭에서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다량 발견했다는 소비자의 신고를 받고, 하림 측에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또 하림 생산 공장 관할 지자체인 전북 정읍시에 신속한 조사를 요청했고, 정읍시와 방역업체는 두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이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과 유충인 것을 확인했다. 조사에 따르면 농장 깔짚에 서식하던 거저리 유충을 닭이 출하 전 섭취했고, 도축 과정에서 모이주머니가 제거되던 중 터지면서 유충이 식도 부분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정읍시는 하림 측에 '경고' 수준의 행정 처분을 조치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푸디버디'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신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1일 김 회장이 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면서 유충 논란은 확대됐다. 당시 김 회장은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하림산업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출시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사람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유충에 대해 말했다. 이어 "곤충을 식용으로 쓰는 부분이 있다. 딱정벌레(애벌레인 '밀웜')도 그중 하나라서 실질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위생적으로 '이물질'로 분류되기 때문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또 "우리가 하루에 120만 마리를 처리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한 5∼6년에 한 번씩 나오더라"며 "본의 아니게 친환경 농장에서 그런 것들이 이따금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이런 발언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자 하림 측은 입장을 내고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나가게 된 점에 대해 잘못되고 죄송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육부터 생산·포장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거저리과는 식품 원료인 '밀웜'으로 등재돼 있다. 다만 식품 원료로 등재됐다는 것이 식용으로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밀웜을 식품원료로 사용하려면 관련 법에 따라 적합한 사육 기준으로 기른 것이어야 한다"며 "닭이 먹은 것은 사육 관리된 곤충이 아니고, 식품 안전상 그것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 원료에 해당해도 적합한 기준의 위생적인 환경에서 가공돼야 사람이 먹어도 안전한 식품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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