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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전화에 속은 伊총리 "솔직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쳤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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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제3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제3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러시아 유튜버의 장난 전화에 속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도를 털어놨다고 1일(현지시간) CNN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반’과 ‘렉서스’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러시아 유튜버 2명은 이날 멜로니 총리와의 13분 분량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지난 9월 18일 이들은 아프리카연합(AU) 의장 행세를 해 멜로니 총리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멜로니 총리는 이들에게 “솔직히 말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도가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출구를 찾아야 할 때가 왔다”며 “문제는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출구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가 올해 12만명의 아프리카 이민자를 받아들였는데 나머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통화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며, 총리가 속은 것에 유감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유튜버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과도 장난 전화를 시도한 바 있다. 이에 세계 지도자들과 쉽게 전화 통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러시아 안보 기관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다수가 의심한다고 이탈리아 현지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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