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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카카오에 주주권 행사하나…단순→일반 투자로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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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카카오와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의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향후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는 등 주주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국민연금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보유 지분 변경 사항을 공시하면서 주식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에 보유 목적을 기재한다. 보유 목적은 주주권 행사의 적극성을 기준으로 단순 투자와 일반 투자, 경영 참여로 나뉜다.

단순 투자는 차익 실현이 주요 목적으로 경영권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반 투자는 단순 투자보다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일반 투자 목적 기업을 대상으로 적절한 배당 여부ㆍ법령 위반 우려 등을 관리하고, 이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으면 경영진에 사실관계와 조치 사항을 묻고 대책과 재발 방지 대안을 요구할 수 있다. 공개서한 발송과 주주 대표 소송도 가능하다.

국민연금 측에선 적극활동 강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유 목적 변경 이유에 대해 밝히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카카오의 법률 위반 혐의를 계기로 국민연금이 주주활동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금감원에 출석해 특별사법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보유 지분을 줄였다. 지난달 26일 기준 카카오 보유 지분이 5.42%로 지난 3월 27일 6.36% 대비 0.94%포인트 감소했고,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6일 기준 4.45%로 지난 7월 13일(5.02%)보다 0.57%포인트 줄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꿨따는 건 임원 선임 등 경영참여 수준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겠다느 의미”라며 “카카오가 여러 이슈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이런 약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주주로서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또 이날 BNK금융지주, 키움증권 등의 주식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가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어 미수금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BNK금융지주는 계열사인 경남은행에서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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