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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성큼 성큼, 한국시리즈 한 걸음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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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NC 외야수 박건우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 2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해 NC의 2연승 겸 가을야구 6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1회 홈런포 직후 더그아웃에서 축하 받는 박건우. [뉴시스]

NC 외야수 박건우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 2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해 NC의 2연승 겸 가을야구 6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1회 홈런포 직후 더그아웃에서 축하 받는 박건우. [뉴시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3)는 한때 포스트시즌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토록 뜨겁던 방망이가 가을만 되면 차갑게 식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통산 59경기 성적은 타율 0.223(215타수 23안타) 2홈런 24타점 31득점. 이정후와 고(故) 장효조의 뒤를 이어 프로야구 역대 타율 3위(0.326)를 기록 중인 KBO리그 대표 교타자의 존재감과는 거리가 먼 숫자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만난 박건우는 “가을야구 시기만 되면 타격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가뜩이나 방망이가 따라주지 않는데 안팎으로 비난의 화살까지 맞다보니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가을 잔치의 뒤편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던 박건우가 마침내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박건우는 3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에서 1회초 결승 2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러 NC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온몸이 성치 않아 허리와 무릎, 발목을 합쳐 주사 12방을 맞는 투혼을 발휘하며 거둔 성과다.

이로써 NC는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고 안방으로 돌아간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8.2%(17차례 중 15회)에 이른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 연속 대포를 터뜨리며 6연승 행진을 이어간 NC와 홈에서 2연패를 당해 탈락 위기에 내몰린 KT는 하루를 쉬고 2일 창원NC파크에서 3차전을 치른다.

박건우는 0-0으로 맞선 1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으로부터 결승 2점홈런을 빼앗았다. 시속 139㎞짜리 커터를 제대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방망이 끝을 떠난 볼은 시원하게 뻗어나가 비거리 130m짜리 장외홈런이 됐다.

NC 외야수 박건우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 2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해 NC의 2연승 겸 가을야구 6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 유독 부진하던 그는 올 가을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뉴시스]

NC 외야수 박건우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 2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해 NC의 2연승 겸 가을야구 6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 유독 부진하던 그는 올 가을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뉴시스]

박건우는 한때 가을야구 눈물의 대명사였다. 두산 베어스 시절 3차례(2015·2016·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지만, 마음껏 환호하지 못 한 기억이 더 많았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번번이 방망이가 침묵했다. 특히 2018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선 6경기 동안 타율 0.042(24타수 1안타)로 부진해 가슴앓이를 했다.

지난 2021년 12월 6년 총액 100억원의 FA 계약을 통해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건우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4할대 중반의 타율을 기록하더니 자신의 60번째 가을야구 경기였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만점짜리 활약을 펼치면서 NC의 2연승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선 오른손 사이드암 신민혁의 존재감이 빛났다.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시속 130㎞대 커터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져 KT 타선을 봉쇄했다. 이날 6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5이닝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벤자민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앞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를 이끌었던 신민혁은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하고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1회 박건우의 2점포로 기선을 제압한 NC는 3회 추가점을 냈다. 선두타자 김주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출루한 뒤 손아섭의 1루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PO 2차전(31일·수원)

PO 2차전(31일·수원)

이후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흐른 경기는 8회 들어 요동쳤다. KT 김민혁이 1사 후 류진욱으로부터 볼넷을 골라낸 뒤 배정대가 좌전안타를 때렸다. 이 타구를 NC 좌익수 권희동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1사 2·3루가 됐다. 찬스를 잡은 KT는 대타 오윤석이 바뀐 투수 임정호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1점을 만회했다. 이어 김상수가 다시 바뀐 투수 이용찬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빼앗아 2-3으로 추격했다.

KT는 9회에도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오윤석의 낮게 깔린 타구가 NC 유격수 김주원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에 걸려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내지 못 했다. 김주원은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바운드가 되면 무조건 살겠다 싶었다. 다른 것을 생각 안 하고 몸을 날렸던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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