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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30대 여성 10년새 8.6%P↑…슈링코노믹스 양날의 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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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벤처·스타트업 SW개발인재 매칭 페스티벌’에서 구직자가 VR(가상현실) 모의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벤처·스타트업 SW개발인재 매칭 페스티벌’에서 구직자가 VR(가상현실) 모의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결혼한 직장인 오모(38)씨는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 맞벌이 무자녀)’족이다. 결혼 초반 이직이 겹치며 출산을 뒤로 미루다 보니 때를 놓쳤다. 현재 임신을 계획 중인 오씨는 승진을 앞두고 있어 생각이 복잡하다고 했다. 오씨는 “아이와 커리어(경력)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데 결국 택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이를 낳더라도 육아휴직 기간 만큼 경력 단절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급등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자녀를 갖지 않거나, 자녀를 갖는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늘어난 게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구 감소에 따라 경제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며 생산·소비·투자를 비롯한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는 ‘슈링코노믹스(shrink+economics·축소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가정 양립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2년 52.6%→2017년 58.3%→2022년 61.2%로 올랐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과거 30대 여성은 결혼·출산 등 이유로 같은 연령대 남성은 물론 40~64세 여성보다도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았다. 그런데 최근 경제활동참가율이 40~64세 여성을 앞질렀고 30대 남성과 격차도 크게 줄였다. 여성의 생애주기 경제활동참가율은 노동시장 진입(상승) →출산·육아(하락)→노동시장 재진입(상승)→은퇴(하락) 과정을 거치며 ‘M자 곡선’을 띤다. 그런데 M자 곡선의 첫 번째 하락 구간에 위치한 30대 여성의 연령대가 30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자녀를 가진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비혼(非婚)·만혼(晩婚)·저출산 추세에 따라 자녀를 갖는 여성이 줄어든 영향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서다.

KDI는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진 원인을 크게 두 가지에서 찾았다. 먼저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자녀를 덜 갖는 영향이 컸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자녀를 갖지 않거나, 자녀를 갖는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늘어난 것이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끌어올린 1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30대 후반(35~39세)에선 자녀를 가진 여성의 취업이 늘어났다. 김 연구위원은 “여성의 일·가정 양립과 관련된 사회 여건이 개선됐다”며 “일·가정 양립 환경이 정착돼 여성의 생애주기 경제활동참가율이 ‘역(逆) U자 곡선’을 띠는 스웨덴·네덜란드형으로 가려면 ‘자녀를 가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증가는 단기적으로 저출산에 따른 노동 공급 부족을 막아 슈링코노믹스를 연착륙시키는 해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활동참가율 증가가 저출산의 결과란 측면에서 장기적으론 오히려 슈링코노믹스를 가속하는 측면도 있다. 다시 말해 출산하지 않고 일하는 30대 여성뿐 아니라, 출산하고도 일하는 30대 여성을 늘리는 게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KDI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유연근무제 등의 활용도를 높이고, 전반적으로 가족 친화적인 근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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