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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번엔 해군 시켜야"…尹에 '3성 합참의장' 건의한 신원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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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긴급경제안보점검회의 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신 장관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장성인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관철시켰다 .김현동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긴급경제안보점검회의 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신 장관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장성인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관철시켰다 .김현동 기자

“이번 합참의장은 해군을 시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군은 29일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을 비롯한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대장(4성 장군) 7명 전원을 교체하는 장성 인사를 발표했다. 파격 인사의 정점인 합참의장 인사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먼저 건의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에 따르면 신 장관은 윤 대통령과 인사안을 상의하며 “저도 육군 출신이지만, 육군이 계속 합참 의장을 해왔다. 해군에 특출나게 뛰어난 인재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신 장관이 ‘특출난 인재’로 거론한 이는 중장(3성) 출신인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이다. 평시 작전권이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넘어온 1994년 이후 대장 승진과 동시에 합참의장에 오른 건 김 사령관이 처음이다. 해군 출신 합참의장 발탁도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최윤희 전 의장 이후 1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국방부 장관과 차관, 정책실장까지 모두 육군 출신이 자리했던 상황에서 예상 밖의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때마침 좋은 후보가 있어 윤 대통령이 신 장관의 건의를 수용했다”며 “장관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그에 걸맞은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합참의장에 지명된 김명수 당시 해군작전사령관(오른쪽)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지난 7월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합참의장에 지명된 김명수 당시 해군작전사령관(오른쪽)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번 인사에선 김 사령관 외에 나머지 6명의 대장 보직도 중장에서 바로 진급한 이들로 채웠다. 이 역시 군의 인사 적체 해소 필요성을 제기한 신 장관의 건의였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에선 국방부 장관 역시 관례를 깨고 모두 ‘3성 장군’ 출신이 맡고 있다. 신 장관도, 전임자인 이종섭 전 장관도 3성 장군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군의 숨통을 트여줘야 능력 있는 인사들이 올라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신 장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드러난 것”이란 말도 나왔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지난 7월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당시 신 장관이 국회의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했다”며 “그때 신 장관의 군사 전략과 지식에 윤 대통령이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원식 신임 국방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원식 신임 국방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신 장관이 취임 직후 대대적 장성 인사를 단행하며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 군 내 평가다. 이 전 장관이 지난해 5월 대장 7명을 모두 교체한 뒤 1년 5개월 만에 군 핵심 수뇌부가 싹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기다리지 않고 시기를 확 당긴 것”이라며 “신 장관이 그립감을 갖고 국방 정책을 밀어붙일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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