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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매년 평균 13억 적자예상...한강 리버버스, 벌써 '한걱정'

중앙일보

입력

영국 런던에서 운영 중인 리버 버스. 4개 노선에서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한다. [사진 서울시]

영국 런던에서 운영 중인 리버 버스. 4개 노선에서 연간 1040만명이 이용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내년 9월 한강에 띄울 수상교통 수단인 ‘리버버스’가 매년 10억원 이상 적자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당분간 재정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걱정이 나온다.

2024~2029년까지 80억900만원 적자 예상 

25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최근 시의회에 ‘한강 리버버스 운영사업 실시 협약서 동의안’을 제출했다. 동의안에는 비용추계서가 담겨 있다. 내년부터 6년간 80억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4년(9~12월) 5억900만원을 시작으로 2025년 20억3400만원, 2026년 18억8000만원, 2027년 14억3300만원, 2028년 11억4300만원, 2029년 10억1000만원이다.

이런 비용추계는 리버버스 선박 10척이 요금 3000원(대인)으로 선착장 7곳을 하루 평균 108회(편도) 운항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리버버스 정원은 199명이다. 승선율은 운항 첫해 20%(39.8명)로 잡았다. 서울시는 승선율이 매년 2%씩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씩 상승해도 타산이 맞지 않는다. 수입원으로 운항요금 외에 선내 광고와 매점, 선착장 편의점·카페 등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이들 시설 수입은 지출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입 이듬해인 2025년 수입은 159억6500만원인데, 지출은 179억9800만원에 달한다. 지출액엔 인건비·유류비·선박수리비·선박감가상각비 등이 포함됐다.

올 4월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이 지하철 9호선 환승 승강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올 4월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이 지하철 9호선 환승 승강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김포'골병'라인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리버버스는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6년 전 진행됐던 타당성 조사 때 경제성 등 부문에서 이미 ‘낙제점’을 받았다. 서울시가 재추진했는데 여전히 접근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기존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대중교통이나 공공자전거(따릉이) 또는 도보 등을 이용해 선착장까지 가야 하는데,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추가로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도 도입할 예정이다. 월 6만5000원 짜리 교통카드를 사면 서울 시내 리버버스를 비롯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따릉이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후동행카드’에 리버버스를 포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환승에 따른 적자 보전도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이 지난달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오른쪽)이 지난달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 뉴스1

승선율 보수적으로 책정, 요금 인상할 수도 

이에 대해 서울시는 승선율을 보수적(최소)으로 책정했다고 한다. 승선율이 오를수록 리버버스 손익은 개선된다. 3000원으로 책정된 기본요금도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리버버스 운항에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재정지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4일 리버버스를 운행할 ㈜이크루즈 모기업 이랜드그룹과 ‘한강 리버버스 사업추진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상 서울시가 손실 비용을 보전하는 구조다.

서울시는 리버버스 운항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뒤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용추계서에 “향후 리버버스 이용자가 증가하면 재정지원이 불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11월 시작되는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때 리버버스 운항과 관련해 사업 타당성 등을 꼼꼼히 따져볼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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