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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주주가 원해서 합병…글로벌 빅파마 도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셀트리온 3사 합병을 통해 2030년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바이오 업체)로 도약하겠습니다.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미국과 유럽 못지않은 ‘거점국’이 될 때까지 힘을 다하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병 의의와 향후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바이오 의약품 개발·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바이오 의약품 판매), 셀트리온제약(케미컬 의약품 생산·판매) 등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상장 3사를 단계적으로 합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 23일 두 회사는 각각 임시주주총회을 열고 합병 승인안을 가결했다. 세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조원, 1조9700억원, 3860억원이었다. 그는 “내년 매출은 3조5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합병 추진 배경에 대해 “주주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합병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키우고,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기존 주주는 물론 미래 투자자도 만족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모든 기업에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며 “합병을 통해 힘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후 셀트리온제약을 단계적으로 합병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3개사를 합병하면 주주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어 현실적 문제를 고려했다”고 답했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주식매수청구권이) 많이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청구권을 모두 다 받는다고 해도 충분히 (합병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애초 청구권 한도를 1조원으로 제시했지만, 더 많은 청구권이 들어와도 셀트리온홀딩스의 보유 자금 등을 더하면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를 보유 중이다.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판매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 짐펜트라(램시마SC). 사진 셀트리온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으로 판매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 짐펜트라(램시마SC). 사진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수합병(M&A)을 할 때 주식 교환을 할 수도 있고, 가격이 좋을 때 자기 회사에 적법하게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회사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이후 조직 변동에 대해서는 일부 미세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판매 허가를 받은 짐펜트라(램시마SC·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짐펜트라는 최근 보기 드문 블록버스터”라며 “미국 신약 판매 허가 획득은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가 큰 스텝을 밟은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회장은 이날 자신에 대해 “직접 영업을 뛰는 총수”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최대 경쟁력 중 하나는 ‘글로벌 직판망’이며, 직접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이 미국·유럽 못지않은 ‘바이오 거점국’이 될 때까지 연구개발(R&D)에 보다 투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연 1조원가량을 R&D에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병과 자사주 취득에 대해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선 “전혀 연결고리가 없고, 증여세로 수조원을 내야 해 승계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합병 성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합병이라는 방향성은 옳다”며 “내년 유럽과 미국에서 램시마SC, 짐펜트라 매출 기대치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시너지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빠르게 해소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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