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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통합 셀트리온’ 닻 올렸다 … 글로벌 빅파마 도약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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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헬스케어·제약 순차적 합병 계획
거래 구조 단순화 땐 가격 경쟁력
내년 2개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도

셀트리온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인천 송도에 자리한 셀트리온 제1공장 전경. 추후 제1공장 인근에 DP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 송도에 자리한 셀트리온 제1공장 전경. 추후 제1공장 인근에 DP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Big phama)’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빅파마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주요 계열사도 합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의 단계적 합병 계획을 공시하기도 했다. 합병 계획을 발표한 이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국내외 투자자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합병을 통한 투명성 강화와 시장 지배력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로써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을 통해 얻어지는 시너지는 빅파마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이번에 발표한 단계적 합병 과정은 이렇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1차로 합병한 뒤 셀트리온제약을 추가로 합병하는 방식이다. 먼저 진행되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셀트리온그룹은 세 회사를 합쳐 개발부터 판매까지 사업 구조를 일원화한다는 생각이다.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거래 구조 단순화에 따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연하게 가격 차별화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재무 기준이 명료해지면서 투명성이 제고되고 투자자 신뢰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덩달아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러한 합병 효과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6개 제품을 비롯해 출시 예정인 품목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 70%대에 달하는 매출 원가율도 합병 이후에는 40%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고수익 신규 제품 비중이 늘면서 이익률 역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셀트리온의 대표 품목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유럽에서 2023년 1분기 기준 56%, 미국에서 31%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도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22%, 31% 점유율을 기록했다. 피하주사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의 경우 유럽서 15% 점유율을 달성, 통합된 셀트리온에서는 점유율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그룹은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 CT-P53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임상과 허가 절차를 본격화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다음 달 판매 허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에 제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 추가로 2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장 지어 자체 생산 인프라 구축

셀트리온그룹은 늘어날 매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체 생산 시설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제3공장 건립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6만 리터 규모의 제3공장을 짓고 있다. 해당 공장은 자체 검증(밸리데이션) 과정을 거친 후 2024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셀트리온그룹은 제1공장과 제2공장을 포함해 연간 25만 리터급의 생산 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제3공장에는 총 8개의 7500리터 규모 배양기를 구축할 계획으로, 그룹 측은 이로 인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뿐 아니다. 셀트리온그룹은 최근 송도 제1공장 옆에 연간 약 800만 개의 액상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신규 완제의약품(DP)공장 증설 절차에 착수했다. DP공장이 가동되면 현재 의약품위탁생산(CMO)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별 단가 대비 약 30%의 비용 감소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따른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셀트리온그룹은 해외 입찰 시장 참여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합병 법인에 대한 투자 활성화도 기대된다. 증권가는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 규모를 약 4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2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등 국내외 대표 지수에 포함된 상황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까지 품게 되면 지수 비중이 커져 이에 따른 투자 자금의 추가 유입 등도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셀트리온그룹 측은 “이번 합병은 셀트리온의 글로벌 빅파마 도약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합병이 완료되면 회사의 성장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된 셀트리온이 출범하면 거래 구조 단순화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물론 대규모 재원 확보에 따른 투자도 이뤄질 수 있어 퀸텀 점프(급격한 성장) 기반이 확실히 다져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은 디지털 헬스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다. 셀트리온의 강점 요소로 꼽히는 방대한 임상, 유전체 자료를 바탕으로 원격 의료 분야에서의 기회를 살피고 신약 개발, 정밀 의료 등의 사업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디지털 헬스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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