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서 한국전 정전 70주년 콘서트…“참전국 희생에 감사”

주유엔대표부 황준국 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한국전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특별콘서트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주유엔대표부

“오늘 콘서트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유엔군 영웅들에게 바치는 우리의 자그마한 헌사입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70주년 기념 특별 콘서트 환영사에서 “한국전 참전국들의 고귀한 희생 덕분에 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유엔대표부와 국가보훈부는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고 유엔과 22개 참전국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우리들의 영웅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이날 콘서트를 공동 개최했다.

24일 ‘유엔의 날’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콘서트에는 데니스 프란시스 제78차 유엔총회 의장, 참전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50여 개국 대사 내외 등 유엔 관계 인사 1000명가량 참석했다. 뉴욕 인근에 사는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참석해 2500여석 규모의 대공연장이 가득 찼다. 전체 유엔 회원국 외교단을 대상으로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의 의미를 기리는 콘서트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초교향악단(지휘 배종훈)은 이날 카네기홀 무대에서 미국의 현대작곡가 이안 크라우스의 ‘한국 전쟁 영웅들을 위한 팡파르’를 연주했다. 2막의 마지막 곡은 ‘아리랑 판타지’(작곡 최성환)였다. 참전용사 후손이자 재즈 팝아티스트인 매티 카팅구브, 참전국 트럼펫 연주자인 옌스 리더만 등도 무대에 올랐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아리아리랑’(작곡 안정준), 오페라 ‘보헤미안 걸’ 중 ‘나는 대리석 궁전에서 사는 꿈을 꾸었네’ 등을 열창했다. 앙코르곡으로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불렀다.

황 대사는 참전국 22개국의 국가명과 참전 부대의 영웅적 스토리를 일일이 소개하고 이들의 희생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전은 22개 유엔 회원국이 하나의 유엔 사령부와 유엔 깃발 아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처음이자 마지막 전쟁”이라며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유엔헌장의 원칙과 가치에 기초한 외교를 통해 국제 협력과 연대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엔대표부는 이날 유엔 외교단과 유엔 사무국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표부의 국경일 리셉션을 겸한 환영 리셉션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부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도 호소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