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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률 5% 증가…대기 온도 1도 상승이 임산부에 미치는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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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뉴스1

서울 시내 한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뉴스1

고령 임신이 늘어나면서 미숙아 출생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기후변화 현상 역시 미숙아 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미숙아 출생 통계부터 손질해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0일 보험연구원이 펴낸 ‘기후변화와 미숙아 출생위험’ 리포트에 따르면, 대기 온도가 미숙아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조산아, 출생 시 체중이 2.5㎏ 미만인 신생아를 저체중아로 본다. 김윤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대기 온도가 1도 상승하면 평균 조산 확률이 5% 증가하는 걸 확인한 연구도 있다”며 “관련 연구들은 임신 기간 고온 노출과 미숙아 출생‧조산 사이 연관성을 일관되게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3년 프랑스 파리 폭염 당시 태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양수과소증’의 발병 빈도가 전년 대비 1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선 2021년 하은희 이화여대 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폭염 노출 시간과 조산 사이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2009년에서 2015년 사이에 임신한 한국의 임산부 132만9991명의 폭염 노출 시간을 분석해봤더니 임신 4~7개월(13~26주) 62시간 이상 폭염에 노출된 임산부는 전혀 노출되지 않은 임산부와 비교할 때 조산 가능성이 더 높았다. 김 연구원은 “미숙아에게 나타나는 합병증은 5세 이하 사망과 발병의 주원인이 된다”며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개인이 미숙아 출생위험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고령 임신과 난임 시술로 인한 미숙아 출생률이 갈수록 증가하는 한국에선 정책적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출생아 중 조산아 비율은 9.2%로 10년 전인 2011년 6%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저체중 출생아 비율도 2011년 5.2%에서 2021년 7.2%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임신이 늘어나자 난임 시술 결과로 다태아 출생이 증가해 조산‧저체중 출생 빈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미숙아 지원, 영유아기에 그치는 한국…"장기적 대책 세워야"

이처럼 사회‧환경적 요인 등이 겹쳐 향후 미숙아 출생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단기적인 의료비 지원 외에 장기적 모니터링·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아직 걸음마 단계다. 뉴질랜드와 캐나다 등 선진국에선 십수 년 전부터 정부가 고위험 신생아들의 성장을 길게 지켜보고 치료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산‧저체중 출생아의 경우 성인기에 들어서더라도 고혈압 등 각종 질병 발병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조사해 지원체계를 미리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에선 미숙아들의 성장 추이를 모니터링할 통계부터 부족하다. 모자보건법상 의료기관장이 미숙아 출생을 보고해야 하지만 누락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통계청 인구 동향조사도 부모 출생신고에 기반을 두는 것이라 정확성엔 한계가 있다.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에선 미숙아에 대한 집중 관리가 영유아기에 그친다”며 “병원에서부터 보건소를 통해 보고되는 체계에서부터 정확한 통계를 생산해 관리지원 대책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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