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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은 쓰레기통에 던져라..신경 끄기의 기술 [더,마음]

중앙일보

입력

‘더, 마음' 섹션에서 여러분의 단단한 마음을 응원하며 매주 1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이번 주는 『신경 끄기의 기술』(갤리온)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2000만부가 팔린 메가톤급 베스트셀러입니다. 얼마 전에는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넷플릭스에서 공개하기도 했죠. 책에는 수많은 선택지 안에서 혼란을 겪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팁들이 정리돼 있는데요. 책의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에 던지라”는 거죠. 책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게요.

『신경 끄기의 기술 』은 어떤 책?    

나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법을 알려줄 생각이 없다. 대신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인생의 목록을 만든 다음, 가장 중요한 항목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리는 방법을 안내할 것이다. p. 8.

저자 마크 맨슨은 저명한 크리에이터입니다. 구독자 수백만 명을 거느린 파워블로거이자 유튜버죠. 마크 맨슨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한편 50여 개 나라를 누비며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찾는 방법’을 전달하고 있는데요. 잘나가는 그에게도 흑역사는 있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마약 문제로 퇴학을 당했고요.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직장을 찾지 못해 친구 집을 전전했죠. 연애를 망치고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했고요. 다행히 여행을 다니면서 얻은 통찰을 글로, 영상으로 공유하며 인생이 풀리게 됩니다.

저자는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인생을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한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기술을 터득하면 삶의 방향을 재조정하면서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되는데요. 그와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든 인생은 실패, 상실, 후회를 수반하고 마지막엔 죽음이 찾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죠. 이런 진리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의연하게 살아가게 되고요. 고통을 ‘도구’로 트라우마를 ‘힘’으로 여기면서 말이에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남기고 모두 지워보세요.  사진 Unsplash, Kelly Sikkema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남기고 모두 지워보세요. 사진 Unsplash, Kelly Sikkema

마크 맨슨은 하루에도 수천 통에 달하는 이메일을 받는데요. 사람들은 그에게 인생의 목적을 고민하면서 ‘자신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이들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아니라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요.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자신이 결국 소멸하리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해보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 행위가 덧없고 피상적인 엉터리 가치를 삶에서 싹 없애주기 때문이다. (중략) 죽음은 우리에게 훨씬 더 고통스럽고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p. 231.  

사진 Unsplash, Avery Evans

사진 Unsplash, Avery Evans

본격적으로 ‘신경 끄기의 기술’을 알아보기 전에 저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저자는 9장 '결국 우린 다 죽어’에서 책을 쓴 배경을 밝혀 놓았습니다. 9장은 이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내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사건이 일어난 건 열아홉 살 때였다’.

저자에게는 조시라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조시는 호수에서 열리는 파티에 저자를 데리고 갔습니다. 수영장 아래에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절벽이 있었는데요. 두 사람은 수영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어요. 저자는 조시에게 “어디에 있을 거냐”고 물었죠. 그러자 “스스로 진리를 구해. 그러면 그곳에서 만나게 될 거야”라고 했다는군요. 저자는 “알았어. 그곳에서 보자”라고 답했고 자리를 옮겼다고 합니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렌 소리를 들었죠. 조시는 3시간 만에 호수에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저자는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동안 조시를 꿈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죠. 그 죽음은 저자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 놓았어요. ‘조시의 죽음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걸 내게 가르쳐줬다. 그래, 그 이후 난 오늘을 즐기고 내 선택에 책임을 지며 남 신경 쓰지 않고 내 꿈을 좇게 되었다.' '어떤 흔적을 남기고 사라질 것인가, 세상을 어떻게 이롭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나의 가치를 찾기 시작했죠. 저자는 ‘죽음을 받아들인 뒤로 모든 게 쉬어졌다’고 말합니다.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일에는 신경을 끄면 되니까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다섯가지 주문 

1. 강한 책임감을 갖는다  
당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때로 억울하다고 외치고 싶은 순간에도 당신의 삶에서 일어난 일에 책임을 진다.

2. 자신을 맹신하지 않는다  
당신이 100% 옳다는 확신을 내려놓고,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인다. 자신에 대한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면 독선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

3. 실패를 받아들인다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지만 겪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실패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결점과 실수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발전한다.

4. 거절할 수 있다  
당신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의 거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거절하면서 내 삶에 무엇을 받아들일지 말지 명확히 할 수 있다.

5.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조금은 멀고 추상적으로 느껴지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죽음을 숙고해본 뒤 비로소 다른 모든 가치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을 끄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 

여기서 내가 전하는 말의 골자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기 생각에 집중해서 우선순위를 매길 것인가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정교하게 다듬은 개인적 가치관에 기초해 자신에게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선별할 것인가를 전하는 거다. p. 33.

사람들은 흔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여하려고 하는데요. 현실적으로 이렇게 하는 건 어렵습니다. 이렇게 하다간 몸과 마음이 지칠 겁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해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는 먼저 자신의 가치를 찾을 필요가 있어요. 그 가치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주목하며 살아가면 되죠.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신경을 끄고요. 하지만 본인의 가치에 맞게 중요한 일을 고르는 일은 실로 어렵습니다. 신경을 끈다는 것이 뭔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① 중요한 일을 하며 찾아오는 ‘역경’에 신경을 끈다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닙니다. 자아도취, 자기연민에 빠져서 불쾌한 것들을 외면하는 일이 아니에요. 폭풍이 닥쳐도 견뎌내는 고요한 자세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것 또한 아닙니다. 신경 끄기는 '목표에 따르는 역경에 신경 쓰지 않음'을 말합니다. 자신이 중요하거나 고귀하다고 여기는 것을 하려면 누군가를 열 받게 하는 일쯤은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걸 의미하죠. 배척을 당하더라도 나의 의견을 내고, 실패를 연거푸 하더라도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거죠.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고난에 대해 신경을 끄고 그저 나아가는 겁니다.

② 사소한 일에 신경을 끄고 중요한 일을 찾는다    

사소한 문제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있어요. 할인쿠폰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마트 계산원과 삿대질하며 싸우기도 하고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옆 사람이 자신을 불쾌하게 했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해요. 저자는 ‘사람들이 이렇게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정말 심각하거나 중요한 걱정거리가 없기 때문이죠. 만약 자신이 사소한 일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한다면 보다 중요한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저자는 ‘의미 있는 것을 찾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에 신경이 쏠린다’면서 ‘인생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의미있는 일에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해보세요. 사진 Unsplash, Aron Visuals

의미있는 일에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해보세요. 사진 Unsplash, Aron Visuals

③ ‘신경을 끄는 대상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신경 끄기는 인간의 본성이 아니에요. 대체로 인간은 과도하게 신경을 쓰고 살죠. 특히 젊은 시절에는 아주 세밀한 것까지 신경을 쓰곤 합니다. 타인이 해준 조언을 귀담아듣고 그에 맞춰 살려고 애쓰기도 하고요. 실패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 심사숙고해 선택을 내리기도 하죠. 사람이 성숙해지면 많은 것에 연연해 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타인의 평가에 관심을 덜 두게 됩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생기는 일을 여러 차례 경험하면 너무나 완벽한 선택을 내리려고 고심하지 않게 돼요. 기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견고해지면 잡다한 일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집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족, 친구, 취미 생활 같은 중요한 부분에 신경을 쓰게 되죠.  

‘더, 마음’의 읽기 가이드  

사람은 보통 최악의 순간을 경험한 뒤에야 인생을 보는 관점이 확 바뀐다. (중략) 그래야 객관적인 눈으로 내가 지금껏 인생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았는지를 되돌아보고, 인생의 방향을 재설정하게 된다. P. 185~186.

이 책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살아가는 게 버겁다’는 분께 권합니다. 책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방법’이 나와 있는데요. 책에 언급된 팁을 실천하면 힘을 덜 들이고 살 수 있을 겁니다. 다양한 문제 가운데 중요한 문제를 ‘선택’해서 그 일에 ‘집중’하면 에너지가 덜 소모될 테니까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도 말고, 과소평가하지도 말라고 하네요. 평범한 자아상을 갖고 있어야 더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실패하고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문제가 계속 나타난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고, 문제로 인한 고통을 가라앉힐 방법을 적절히 사용하라고 합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가치’입니다. 저자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원한다면 더 나은 가치에 집중하라'고 강조합니다. 자신의 가치에 맞는 일이라면 신경을 써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신경을 꺼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개개인은 어떠한 가치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는데요. 저자는 이별, 실직, 이혼과 같은 힘들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내가 중시하는 가치를 찾아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중시하는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는데요. 여러분들도 삶의 가치를 떠올리면서 내가 신경 꺼야 할 것과 신경 써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진 Unsplash, Ryoji Iwata

당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진 Unsplash, Ryoji Iwata

지난 몇 년 동안, 내 개인사에서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면 몰입을 선택한 것을 들 수 있다. (중략)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해 집중하고 정신 사납게 하는 온갖 대안을 거부함으로써 난 더 많은 기회와 더 좋은 것을 얻었다. p. 217.  

이혜민 객원기자 lhm5866@hanmail.net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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