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타코?'…간판 첫글자 고장나며 프랑스서 경찰 출동 소동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는 '샤마스 타코'라는 상호명의 음식점 간판이 고장나면서 '하마스 타코'로 읽히게 돼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 엑스 캡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여파로 프랑스 한 음식점의 고장난 간판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서남부 발랑스에 있는 한 할랄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전날 밤 경찰이 들이닥쳤다.

‘샤마스 타코(CHAMAS TACOS)’란 이름의 이 패스트푸드점 외부 조명 간판이 고장나면서‘C’에 불이 들어오지 않게 된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 간판을 본 누군가가 ‘하마스 타코(HAMAS TACOS)’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며 이 음식점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한 동영상을 보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식당 매니저에게 “오늘 밤 (간판을) 그대로 두면 내일 행정 폐쇄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시장에게도 이 사안이 보고될 거라고 말했다.

식당 측은 “C라는 글자는 몇 달 동안 고장 나 있던 상태였고, 심지어 식당 전면을 개조하려고 견적도 받아 둔 상태였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누가 경찰에 신고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마스와의 상관관계를 전혀 생각도 못 했다”며 “샤마스 타코는 동네의 작은 식당이 아니고 대형 프랜차이즈”라고 강조했다.

2014년 설립된 샤마스 타코는 프랑스와 벨기에에 총 72개 지점을 갖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에스토니아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여파로 테러에 대한 긴장감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동북부 아라스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을 가진 20대 남성이 흉기 테러를 일으켜 교사 1명이 사망하면서 테러 가능성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이후 베르사유 궁전을 폭파하겠다거나 공항 14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등의 허위 신고도 덩달아 급증하면서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반유대주의 또는 테러 유발 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102명이 체포됐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또 허위 신고자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