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세 확 꺾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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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계속 오르고, 대출액은 감소하고 있다.

11.15 부동산 규제와 지급준비율 인상 발표 등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중은행들도 이에 맞춰 우대금리를 폐지 또는 축소하는 방법으로 금리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CD금리+α(가산금리)'로 정해진다. 10월 말 연 4.58%였던 CD금리는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있던 15일 4.59%로 올랐고, 지준 인상 발표가 있던 23일에는 4.61%로 뛰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5.38~6.58%였으나 27일에는 5.62~6.62%까지 올랐다. 최저금리 기준으로 0.24%포인트나 뛴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2일부터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축소한 데다 CD금리도 0.04%포인트 올라 전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꽤 올랐다"고 말했다.

우대금리를 폐지한 신한은행도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크게 올렸다.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경우 신한은행의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61~6.71%로 지난달 말의 5.37~6.67%보다 높아졌다. 우리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를 10월 말보다 0.04%포인트 올렸으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도 폐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발표로 시장금리가 소폭 오른 데다 그동안 경쟁을 의식해 금리를 올리지 못했던 시중은행들도 금리 상승의 분위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다 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정부의 11.15 대책이 시행되기 전인 10~17일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하루 평균 800억원가량이었으나, 20~24일은 하루 평균 34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감원에 따르면 20일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위축됐다.

반면 거액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나 대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주택 가격대별 주택담보대출 현황'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은 30조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20조6017억원보다 9조9426억원(32.5%)가량 늘어난 것이다. 반면 2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005년 말 73조2356억원이었으나 올 9월 말 72조33억원으로 줄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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