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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시민의 발 지하철은 어디서 잠을 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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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시민의 발' 지하철에 대해 알아보는 체험을 준비했어요.

서울교통공사 군자 차량 사업소를 찾은 최광재·박시오·박주영·권도준(왼쪽부터)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와 지하철 운행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알아봤다.

서울교통공사 군자 차량 사업소를 찾은 최광재·박시오·박주영·권도준(왼쪽부터)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와 지하철 운행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알아봤다.

휴식이 필요한 지하철이 모이는 곳, 차량 사업소를 가다  

서울은 지하철이 곳곳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는 도시다. ‘서울시 지하철 운행현황(2022)’에 따르면 1~9호선과 우이신설도시철도 등 총 10개의 노선이 335개의 역을 지나며, 노선 일부가 서울을 통과하는 신분당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경춘선 등과 환승역으로 연결돼, 수도권 시민의 편리한 발로 활약 중이다. 지하철은 우리나라에 언제 도입됐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서울 지하철 1~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는 7호선 반포역에 있는 시민안전체험·홍보관과 서울 소재 11개의 차량 사업소 견학이 가능하다. 시민안전체험·홍보관과 군자 차량 사업소를 찾아 서울시 지하철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이 건설되던 1971년 10월 공사 현장. 서울 지하철 1호선은 1971년 4월 착공식을 시작으로 1974년 8월 개통됐다. 서울기록원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이 건설되던 1971년 10월 공사 현장. 서울 지하철 1호선은 1971년 4월 착공식을 시작으로 1974년 8월 개통됐다. 서울기록원

지하철은 땅속에 굴을 파서 부설한 철도와 그곳에 놓인 선로를 따라 운행하는 열차(전동차)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지하철이 개통된 건 1974년이다. 1974년 4월 12일 서울역~종각역 구간에서 시운전 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종로선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했다.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 역 7.8㎞ 구간을 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 노선이다. 이후 여러 단계의 확장을 거쳐 2023년 서울의 지하철 10개 노선은 인천 1·2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공항철도 등 인천·경기 지역 노선은 물론 강원도 춘천시와 충남 천안·아산 지역 지하철과 연계됐다.

운행을 마친 전동차는 각 노선별 차량사업소로 간다.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차량기지는 고덕·군자·도봉·모란·방화·수서·신내·신정·지축·창동·천왕 등 총 11개다. 수십 대의 지하철과 관련 시설이 모인 공간이니만큼 넓은 면적의 부지가 필요해 주로 서울 외곽에 위치한다. 그중 서울교통공사의 1·2호선이 주로 머무는 서울 성동구 군자 차량 사업소를 찾아가봤다.

군자 차량 사업소에서는 신형 VVVF 인버터제어 전동차를 볼 수 있다.

군자 차량 사업소에서는 신형 VVVF 인버터제어 전동차를 볼 수 있다.

약 8만4137평 부지에 상주 인원만 약 741명에 달하는 군자 차량 사업소는 1·2호선 전동차 48개를 관리한다. 이곳에는 정비공장, 검수동, 1호선을 전담하는 남부 검수고, 2호선을 전담하는 북부 검수고, 직원들을 위한 식당·이발소·의무실이 있는 후생동, 정비·통신·레일·각종 시설 담당 부서가 모인 현업동 등이 모여 있다.

평일 새벽 1시쯤 운행이 끝난 전동차는 차량 사업소로 들어간다. 입고된 전동차는 다음 날 운행에 지장이 없는지 검수하고, 고장 난 부분은 정비한다. 쾌적한 환경에서 승객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청소도 한다. 선로 위에서 대기하는 전동차는 저마다 디자인이 다르다.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전동차는 1호선, 녹색 포인트를 준 전동차는 2호선용이다.

1970년대 서울 지하철 1호선을 달리던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의 내부. 당시 시민들은 전동차의 빠른 속도에 놀랐다고 한다. 국가기록원

1970년대 서울 지하철 1호선을 달리던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의 내부. 당시 시민들은 전동차의 빠른 속도에 놀랐다고 한다. 국가기록원

우리나라 지하철의 역사는 약 50여 년에 달한다. 그만큼 전동차의 디자인과 성능도 변화를 거듭했다. 전동차는 크게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 2세대 쵸파제어 전동차, 3세대 VVVF 인버터 제어 전동차로 구분할 수 있다. 마침 지하철 시대를 개막한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가 정비를 마친 상황이라 직접 살펴봤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정비동에 들어서자 붉은색과 흰색이 섞인 외관의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가 눈에 들어왔다.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는 전류와 전압의 양을 전기가 흐르는 걸 방해하는 장치인 저항기로 조절해 이 과정에서 고온의 열이 발생했다. 그래서 객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 보급 전에는) 선풍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1983년 이후에는 2세대 쵸파제어 전동차가 도입됐다. 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전기 회로를 차단하고 열고를 반복하며 직류 전기 공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제어장치가 바뀌어 저항열이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1세대 전동차에 비해 전력 소모가 25~30% 적었다. 또한 보다 섬세하게 가속·제동을 할 수 있어 승차감도 개선됐고 에어컨도 도입됐다.

군자 차량 사업소에서 살펴본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를 통해 전동차 정비와 검사 과정.

군자 차량 사업소에서 살펴본 1세대 저항제어 전동차를 통해 전동차 정비와 검사 과정.

1990년 이후에는 3세대인 VVVF 인버터제어 전동차가 등장했다. VVVF는 가변전압과 가변주파수(Variable Voltage Variable Frequency)의 약자다. VVVF 방식은 직류 전기만 공급하던 쵸파제어 보다 진보된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전압과 전류를 직접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반도체 부품이 필요한 쵸파제어 방식과는 달리 값싸고 효율적으로 전압 조절이 가능하다. 2세대 보다 전력을 20~30% 절감할 수 있다. 2000년대부터는 소음이 줄고 에너지 효율이 훨씬 개선된 신형 VVVF 인버터 전동차가 도입되고 있다.

마침 정비 중이던 2호선 신형 VVVF 인버터 전동차는 차체와 차륜(바퀴)이 분리된 상태였는데, 차륜 위에 ‘OK’와 ‘완’이라고 적혀있었다. 이건 여러 테스트 거친 후 정상으로 판정돼 정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분리된 전동차를 다시 운행하려면 차체와 바퀴를 조립해야 한다. 정비동 천장 가까이 있는 크레인이 거대한 차체를 든다. 한 치라도 오차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때는 수많은 직원이 달라붙어서 일해야 한다.

차량 사업소 정비공장에서 검수를 마친 전동차의 하부. ‘OK’와 ‘완’은 성능·안정성에 대한 여러 테스트가 끝났다는 의미이다.

차량 사업소 정비공장에서 검수를 마친 전동차의 하부. ‘OK’와 ‘완’은 성능·안정성에 대한 여러 테스트가 끝났다는 의미이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만큼 전동차는 경정비와 중정비로 나눠 정기적으로 꼼꼼하게 정비한다. 경정비는 전동차의 차량 사업소 입·출고 시 이뤄지는 도착·기동점검, 3일 간격으로 운전실·객실 설비·하부 등을 검사하는 일상검사, 2~3개월 간격으로 하는 월상검사 등으로 나뉜다. 중정비는 전동차를 부분별로 해체해서 꼼꼼히 들여다보는 검사다. 2~3년 주기로 하는 중간검사, 4~6년 주기로 하는 전반검사 등으로 나뉜다. 검사 한 건이 종료되기까지 18~21일이 걸릴 만큼 꼼꼼하게 진행된다.

차량 사업소에서는 전동차뿐만 아니라 이들이 달리는 길인 선로와 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로도 수시로 점검한다. 전동차는 평일 기준 새벽 1시쯤 운행을 종료하고, 새벽 5시쯤 운행을 다시 시작하는데, 모터카가 전동차가 운행하지 않는 시간대에 선로와 전로 등을 점검한다. 최대한 빨리 작업을 끝내야 하므로 모든 지하철 차량 사업소에는 모터카가 배치돼 있다. 전동차는 전로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아 달리지만, 전로도 점검해야 하는 모터카는 전기가 아닌 기름을 동력으로 한다.

정비·검수를 마친 전동차는 크레인으로 1량씩 들어서 하부 위에 올려 조립한다.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는 매우 정밀한 작업이다.

정비·검수를 마친 전동차는 크레인으로 1량씩 들어서 하부 위에 올려 조립한다.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되는 매우 정밀한 작업이다.

모터카 외에도 전동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차량들이 있다. 전동차 궤도의 수평·방향·레일 마모 등을 레이저로 검측하는 궤도 검측차, 초음파로 레일 내부 결함을 사전에 발견하는 레일 탐상차, 터널 내 레일·벽체 등을 높은 압력의 물로 세척하여 쾌적한 터널 환경을 조성하는 고압 살수차 등이다.

전동차를 움직이는 건 제일 앞칸에 있는 운전실이다. 이곳에는 전동차에 시동을 걸고 속도를 낼 때 사용되는 주간 제어기, 자동차의 브레이크에 해당하는 제동 장치, 전동차 객실 출입문 취급기 등이 있다. 이 모든 기기를 기관사가 조작한다. 기관사는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일한다. 전동차 운전 방식에 따라 1~4호선은 기관사와 차장이 함께 탑승하는 2인 승무, 5~8호선은 1명의 기관사가 차장의 역할도 수행하는 1인 승무다. 기관사는 열차를 운행하고, 차장은 출입문 취급·차내 방송·열차 민원 안내를 한다. 지하철 기관사는 하루 2~4회 지하철을 운행하는데,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다. 지하철 기관사가 되기 위해 특정 학과 졸업은 필요하지 않지만,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지하철 전동차가 바로 제2종 전기차량이기 때문이다. 또 정시운행과 안전운행에 대한 책임감도 필요하다.

서울교통공사 시민안전체험·홍보관에서는 전동차 모의운전 연습기를 통해 전동차를 운전하는 방법을 체험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시민안전체험·홍보관에서는 전동차 모의운전 연습기를 통해 전동차를 운전하는 방법을 체험할 수 있다.

7호선 반포역 지하 1층에 있는 서울교통공사 시민안전체험·홍보관에서는 전동차 모의운전 연습기로 전동차 모의운전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기관사 양성 교육과정에서 사용하는 기기다. 제한속도 80km/h 조건에서 전동차를 운전해 183초 안에 2389m의 거리를 통과해 역에 도착하면 된다. 참고로 일반적인 서울 지하철 선로 최고속도는 1~4호선이 90km/h, 5~8호선은 80km/h(특정 구간은 90km/h)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지하철의 역사부터 전동차의 종류, 운행을 마친 전동차가 머무는 차량 사업소, 전동차를 운행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사실을 알아봤다. 시민의 발로 활약 중인 지하철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앞으로 지하철을 탈 때마다 그 뒤에 숨은 여러 사람의 노고와 흥미로운 사실들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서울교통공사 차량사업소 견학

신청 방법: 사전예약 (희망 견학일로부터 15일 전까지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에서 신청)

차량기지별 견학가능일자(공휴일 제외)
군자·도봉·방화-첫째 주, 셋째 주 화요일
신정·수서·천왕-첫째 주, 셋째 주 수요일
지축·모란-둘째 주, 넷째 주 화요일
고덕·신내·창동-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

차량기지별 견학가능시간:
고덕·방화·신내·도봉·천왕 (오전 10시~오전 11시 30분)
군자·신정·지축·수서·창동·모란 (오후 2시~오후 3시 30분)

시민안전체험·홍보관 견학


주소: 서울 지하철 7호선 반포역 지하 1층
운영시간: 화~토(오전 9시~오후 6시)
신청방법: 사전예약(희망 견학일 2개월 전부터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에서 신청)
휴관일: 일요일·월요일·1월 1일, 설·추석 당일과 전후일, 근로자의 날, 공휴일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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