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기징역 연쇄살인범, 23년 전 성범죄 밝혀져 징역 10년형 추가 선고

중앙일보

입력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23년 전 저지른 성폭력 범죄가 뒤늦게 밝혀져 재판에 넘겨진 50대 연쇄 살인범이 징역 10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살인죄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점, 피해자의 고통이 상당한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현재 복역 중인 확정판결과 이 사건이 후단 경합 관계에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형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범죄와 그 형이 확정되기 전에 저지른 범죄를 후단 경합범이라고 한다.

경합범 관계인 범죄 중 일부 범죄에 대해 형이 확정된 경우 남은 범죄에 대해선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A씨는 2000년 5월 경기 오산시 피해 여성이 사는 집에 침입해 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치고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등 피해자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수사 기관은 흉기에 남은 DNA를 확보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이후 검찰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새로 축적된 DNA를 검색해 2011년 3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A씨가 진범인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올해 6월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그를 추가 기소했다.

앞서 A씨는 2010년 10월 경남 진주에서 30대 주부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 등으로 붙잡혀 이듬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2000년과 2001년에도 진주와 경기 성남에서 2건의 살인과 2건의 살인미수를 더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7년에도 살인죄로 징역 12년을 확정받아 복역했고, 2002년에는 강도상해죄로 3년 6개월의 징역을 산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편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검찰은 1심 형량이 낮다며 항소할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