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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권혁재의 사람사진

‘코믹 연기의 달인’ 김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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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철철이 김치 퍼주는 까닭… "밥 한술 나누면 곧 피붙이"

권혁재의 사람사진/ 배우 김수미

권혁재의 사람사진/ 배우 김수미

최근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개봉했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 여섯 번째 영화인데,
이 코믹 시리즈는 누적 관객  2000만 명을 훌쩍 넘긴 터였다.
다섯 번째 이후, 11년 만에 돌아온 영화의 주연은 어김없이 김수미였다.

코믹 연기의 거장인 그를 두 번 만나 사진 찍은 적 있다.
하지만 두 번의 이야기는 전혀 코믹하지 않았다.

첫 번째는 그가 ‘밥은 먹고 다니냐?’를 진행한 2019년이었다.
그가 출연자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먹이며 인생을 상담하는 프로였다.
당시 그가 당신 손맛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어릴 때 반찬 가짓수가 많아 밥상에 그릇을 포개 놓고 먹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열세 살에 서울로 전학 와 자취하며 단무지 하나로 버텨야 했죠.
그러고는 열여덟에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그 손맛을 다시 볼 수 없었죠.
그런데 입덧할 때 엄마 겉절이와 풀치 조림이 먹고 싶어 눈물이 났어요.
애 낳고 한번 해보자고 했는데, 점점 엄마 손맛이 나더라고요.”

김수미 배우는 모두 세 번의 전성기가 있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전원일기’ 일용엄니 시절, 두 번째는 영화 ‘가문의 영광’ ‘마파도’ 시절, 세 째는 요리로 시작된 요즘이다, 그는 세 번 중 세 번째가 가장 강력한 것 같다고 했다.

김수미 배우는 모두 세 번의 전성기가 있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전원일기’ 일용엄니 시절, 두 번째는 영화 ‘가문의 영광’ ‘마파도’ 시절, 세 째는 요리로 시작된 요즘이다, 그는 세 번 중 세 번째가 가장 강력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재현해 낸 엄마의 손맛을 여기저기 나누었다.
철철이 열무김치·갓김치·파김치 등을 담아 나눠주는 게 일상이 된 게다.
오죽하면 처음 만난 기자에게도 김치 맛을 보여주겠노라고 할 정도였다.

그가 이토록 손맛을 나누는 이유는 뭘까.
“음식을 해서 나눠 먹으면 금세 피붙이 같은 정이 생기죠.
밥 한술 먹고 얘기하자고 하면 일이 일사불란하게 풀리기도 하고요.”

두 번째 만남은 올해 초 뮤지컬 ‘친정엄마’의 무대에 설 때였다.
그는 2009년 초연 때부터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출연하고 있었다.

그에게 뮤지컬 '친정엄마'가 각별한 작품인 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일 터다. 이는 그가 초연부터 꼬박꼬박 출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 뮤지컬 '친정엄마'가 각별한 작품인 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일 터다. 이는 그가 초연부터 꼬박꼬박 출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그가 꼬박꼬박 뮤지컬 ‘친정엄마’에 출연하는 이유는 뭘까.
“사실 내가 연기하는 친정엄마가 딱 우리 엄마입니다.
자식을 끔찍이 알고 자식에게 한 인생을 쏟아붓고 산 엄마.
무대에 설 때마다 엄마를 다시 만나는 것 같아 내게 큰 힐링이 됩니다.”

어쩌면 영화를 통해 주는 그의 웃음도 이와 같을 터다.
자신이 힐링 받았듯 그 마음을 오롯이 보는 이에게 돌려주고 싶은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