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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권혁재의 사람사진

인형극으로 성·인권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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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손민원의 ‘세컨드 라이프’…“아이들 모두 건강했으면”

권혁재의 사람사진/ 손민원 성 인권 강사

권혁재의 사람사진/ 손민원 성 인권 강사

손민원 성·인권 강사가 인형극을 하는 사진을 봤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촉강사, 세이브더칠드런 위촉강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전문강사다.

이런 그가 웬 인형극인가 하여 이유를 물었다.

“요즘엔 인권을 얘기할 때 대체로 다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죠.
인형극으로 얘들에게 인권, 폭력 예방 교육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마침 제가 바느질을 좋아하거든요.”

아이들 교육을 위한 인형극이기에 재미에 의미 또한 더해져야 한다. 그렇기에 전문강사( 왼쪽부터 손민원.김현정.백향숙.고현희)들이 직접 인형을 들고 아이들 앞에 나선 터다. 사진 손민원 제공

아이들 교육을 위한 인형극이기에 재미에 의미 또한 더해져야 한다. 그렇기에 전문강사( 왼쪽부터 손민원.김현정.백향숙.고현희)들이 직접 인형을 들고 아이들 앞에 나선 터다. 사진 손민원 제공

사실 이 인형극은 손 강사가 수년 전에 했던 기획이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대면 인형극을 할 수 없었기에 이제야 시작한 터였다.

얘들의 반응이 어떻냐는 질문에 손 강사가 손짓을 곁들여 설명했다.
“너무 재밌어하죠. 애들이 눈이 빠지려고 할 정도로 집중해요.
사실 유튜브만 검색해도 인형극은 많아요.
하지만 재미에만 치중하면 담아야 할 내용을 제대로 못 담죠.
저희는 성인지 감수성, 인권 감수성에다 재미를 더했으니 차별성이 있죠.”

그렇다면 그가 성·인권 강사가 되기로 작정한 이유는 뭘까.
“어릴 적 아팠던 애의 마음을 살피고 보듬는 데만 오롯이 집중한 주부였죠.
그러다 어느 날 우리 애뿐 아니라 다른 애들 마음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때 서울시교육청에서 아이들을 상담하고 지도하는 과정이 있더라고요.
거기서 3년 정도 아이들을 만나 상담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껏 온 겁니다.”

최근 강의 현장에 나서는 전문 강사들이 함께『존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란 책을 냈다. 이는 강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은 부모들의 질문을 모아 답한 내용이다. 이를테면 인권강사단 5인(박명금,손민원,김보희,김보선,김현정)이 아동 인권 보호 최전선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담인 게다. 이렇듯 이들의 인형극, 강의, 책 등은 모두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최근 강의 현장에 나서는 전문 강사들이 함께『존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란 책을 냈다. 이는 강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은 부모들의 질문을 모아 답한 내용이다. 이를테면 인권강사단 5인(박명금,손민원,김보희,김보선,김현정)이 아동 인권 보호 최전선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담인 게다. 이렇듯 이들의 인형극, 강의, 책 등은 모두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손 강사는 그때부터 가정폭력·성폭력에 대한 공부를 병행했다.
이는 사회 경력이 없던 경단녀가 사회 문제의 중심에 뛰어든 일이었다.
“뛰어들고 보니 하루도 편안하게 잠을 자지 못한 것 같아요.
매일 그다음 날 강의를 준비해야 하고, 주말에는 보고서를 내야 하는 데다
상담일지까지 또 내야 하는 일의 반복이었죠.”

손민원 강사는 자신의 아이를 보듬는 데서 비롯되어 우리의 아이들을 보듬게 됐다고 했다. 이는 또 남 앞에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던 그가 아이들 앞에 당당하게 선 계기가 된 터였다.

손민원 강사는 자신의 아이를 보듬는 데서 비롯되어 우리의 아이들을 보듬게 됐다고 했다. 이는 또 남 앞에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던 그가 아이들 앞에 당당하게 선 계기가 된 터였다.

이렇듯 고된 상담과 강연의 연속이지만, 이젠 그가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 사회의 약자, 그들을 위한 인권과 폭력예방, 성 평등 교육이
분명 자유·평등·존엄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겁니다.”
이는 그가 직접 만든 인형을 들고 아이들 앞에 나서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