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원의 ‘세컨드 라이프’…“아이들 모두 건강했으면”
손민원 성·인권 강사가 인형극을 하는 사진을 봤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촉강사, 세이브더칠드런 위촉강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전문강사다.
이런 그가 웬 인형극인가 하여 이유를 물었다.
“요즘엔 인권을 얘기할 때 대체로 다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죠.
인형극으로 얘들에게 인권, 폭력 예방 교육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마침 제가 바느질을 좋아하거든요.”
사실 이 인형극은 손 강사가 수년 전에 했던 기획이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대면 인형극을 할 수 없었기에 이제야 시작한 터였다.
얘들의 반응이 어떻냐는 질문에 손 강사가 손짓을 곁들여 설명했다.
“너무 재밌어하죠. 애들이 눈이 빠지려고 할 정도로 집중해요.
사실 유튜브만 검색해도 인형극은 많아요.
하지만 재미에만 치중하면 담아야 할 내용을 제대로 못 담죠.
저희는 성인지 감수성, 인권 감수성에다 재미를 더했으니 차별성이 있죠.”
그렇다면 그가 성·인권 강사가 되기로 작정한 이유는 뭘까.
“어릴 적 아팠던 애의 마음을 살피고 보듬는 데만 오롯이 집중한 주부였죠.
그러다 어느 날 우리 애뿐 아니라 다른 애들 마음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때 서울시교육청에서 아이들을 상담하고 지도하는 과정이 있더라고요.
거기서 3년 정도 아이들을 만나 상담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껏 온 겁니다.”
손 강사는 그때부터 가정폭력·성폭력에 대한 공부를 병행했다.
이는 사회 경력이 없던 경단녀가 사회 문제의 중심에 뛰어든 일이었다.
“뛰어들고 보니 하루도 편안하게 잠을 자지 못한 것 같아요.
매일 그다음 날 강의를 준비해야 하고, 주말에는 보고서를 내야 하는 데다
상담일지까지 또 내야 하는 일의 반복이었죠.”
이렇듯 고된 상담과 강연의 연속이지만, 이젠 그가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 사회의 약자, 그들을 위한 인권과 폭력예방, 성 평등 교육이
분명 자유·평등·존엄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겁니다.”
이는 그가 직접 만든 인형을 들고 아이들 앞에 나서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