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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중국경제…부동산시장 불안은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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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달 30일 중국 충칭시를 찾은 관광객들.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중국 충칭시를 찾은 관광객들. [AP=연합뉴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대비 4.9%)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은 성적표다. 한국 정부의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전망이 중국의 회복세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도 희소식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투자 위축이 지속하면 한국 경제가 훈풍을 느끼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경제의 3분기 성장은 되살아난 소비의 기여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5.5% 증가해 시장 전망치(4.5~4.9%)를 상회했다. 중국이 내수 활성화를 꾀하며 내놓은 관광·소비 촉진 정책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여기에 4분기에는 국경절 연휴와 중국의 최대 쇼핑 성수기인 광군제(11월)가 있다. 내수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산업 생산에서도 중국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4.5% 증가해 시장 전망치(4.4%)를 소폭 웃돌았다. 앞서 나온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6개월 만에 50을 넘어섰다.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이에 관해 궈타이쥔안 인터내셔널의 저우 하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 둔화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단기적으로 중국의 성장이 대체로 바닥을 쳤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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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중국 정부가 설정한 올해 성장률 목표 5%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올해(1~9월) 들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한 91조3027억 위안(약 1경6883조)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민경제는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단계에선 국내 수요 확대에 중점을 두고 경제 주체의 활력을 자극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도로·전력망·부동산 등 자본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1~9월 누적 3.1% 증가했다. 예상치인 3.2%를 소폭 밑돌았다. 발표가 중단된 청년실업률은 역시 이달에도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도시실업률은 9월 5.0%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3분기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9.1% 감소했다.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을 비롯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위축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부동산 침체가 중국의 GDP를 하락시킬 수 있다며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5%로 낮췄다. 내년은 4.5%에서 4.2%로 낮췄다. 이에 중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구매 제한 완화 등의 경기부양책을 계속 펼쳐나갈 예정이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는 단기적으로 한국에 긍정적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큰 만큼 수출이 늘면 그만큼 경제성장률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소비가 예상을 웃돌게 증가했다는 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라며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보다는 높았지만, 수출과 산업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점에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한국이 올해 ‘상저하고’ 효과를 기대할 만큼 큰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중국의 기술 경쟁력도 높아진 상황에서 대중국 수출 회복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장기적으로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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