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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홈페이지가 놀이터로…유통가 ‘역발상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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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가장 많이 본 톱 10〉 1 너클볼 마스터 2 밥이 되어버린 빵 3 기본에 충실한 의류….

언론사 혹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홈페이지를 연상케 하는 이 온라인 사이트는 이랜드의 공식 홈페이지(공홈)다. 스크롤을 내리면 ‘엄마들의 비밀 꿀팁’ ‘연인들이 함께 보는’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등의 카테고리별로 분류된 콘텐트들이 나온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유통업체들이 기존의 공식을 깬 온라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상품과 브랜드를 직접 홍보하기보다 공감 가는 콘텐트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채널과 콘텐트 내용도 다양해졌다.

이랜드는 많은 기업이 유튜브에 집중할 때 기존의 공식 홈페이지를 재단장해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지난해 6월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매거진형 콘텐트를 내세운 이후 월 8000명이던 방문자 수가 월 84만 명(올해 9월 기준)으로 늘었다. 개편 후 1년간의 누적 방문자 수는 800만 명에 이른다.

회사는 기업 포맷을 벗어나 콘텐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과 색감으로 홈페이지를 꾸민 것과 매주 꼬박꼬박 새로운 콘텐트 3개를 올린 것을 성공 비결로 봤다.

한우석 이랜드 본부장은 “모든 기업이 홈페이지를 운영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냥 있으니까 존재하는 사이트’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만 들르는 곳’이 됐다”며 “기업이 궁금해 들어온 고객들에 단순 기업 정보 외에 알차고 재미있는 콘텐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산업은 과거 100만 명 넘는 팔로워를 지닌 기업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등 온라인 마케팅의 숨은 실력자다. 이 회사는 콘텐트를 진심으로 소비하는 진성 고객을 모으기 위해 유튜브로 방향을 틀었다.

공식 유튜브 ‘동원TV’는 구독자 수가 1만여 명 남짓이지만 영상 조회 수는 10만~50만 회를 기록 중이다. 특히 김·연어·고기 등의 동원 제품을 초접사로 보여주는 ‘전지적 동원 시점’, 전국의 공장 내부를 샅샅이 공개하는 ‘대동원지도’ 등의 코너가  2030세대에 인기다. 이 회사의 유튜브 성공 전략 중 하나는 자율성 보장이다. 동원산업에서는 3명의 회사 소속 담당자가 기획부터 편집까지 도맡아 하는데 낯선 내용이어도 경영진의 반대가 거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의 상품·서비스 전면 홍보가 아닌 MZ 세대의 공감을 끌어내는 콘텐트 제작 전략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CU가 선보인 웹드라마 ‘편의점 고인물’ ‘편의점 뚝딱이’는 누적 조회 수 3억회를 달성했으며 최근 유튜브 광고제 ‘2023 유튜브 웍스 어워즈’에서 최고 작품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다. GS25는 숫자 2와 5가 들어간 ‘이리오너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숏츠 콘텐트를 선보여 구독자 수 105만 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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