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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서 매년 300명 숨진다…"전남에 의대 신설을" 의원들 삭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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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삭발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1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삭발하고 있다. 뉴시스

전남 국회의원·도의원 “의대 신설하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 등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전남 지역 정치인들은 서울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신설을 촉구했고, 충북은 구체적인 의대 증원 인원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김원이·소병철 국회의원과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 등 전남 정치인들은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과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를 잇따라 열고 “세종을 제외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전남에만 의대가 없다”며 "전남에 국립 의과대를 신설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목포시와 순천시를 각각 지역구로 둔 김원이 의원과 소병철 의원이 삭발했다.

전라남도 지역 더불어민주당 시·도 의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전라남도 지역 더불어민주당 시·도 의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들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전남지역 의료수요는 빠르게 느는 반면 의료환경은 열악하다"라며 "연간 83만명이 수도권 등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 의료비로 1조6000억원이 유출된다"고 했다.

전남 응급환자 전원율 9.7% “응급실 뺑뺑이”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7명으로 전국 평균(2.5명)을 밑돌고 있다. 특히 ‘중증 응급환자 전원율’은 9.7%에 달해 전국 평균(4.7%)의 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급환자를 받아주는 곳이 적어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을)이 전남대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내원 후 사망한 환자가 매년 300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9년 305명, 2020년 292명, 2021년 275명, 2022년 303명, 2023년(9월 현재) 230명 등 1405명에 이른다.

이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 부위원장. 연합뉴스

이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 부위원장. 연합뉴스

이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도 1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순천에 공공의대가 들어서면 여수·광양 등 전남은 물론이고 경남 남해·하동·진주 등 13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위원은 순천 지역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해왔다.

충북지사 "충북대 정원 150명 이상으로 늘려야" 
이런 가운데 충북도는 구체적인 의대 증원 규모를 제시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17일 "49명인 충북대 의대 정원을 150명 이상으로 늘리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학전문대학원 50명과 국립 치과대학 70명 신설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의대 졸업 후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역의사제도 도입과 지역인재 선발전형 비율 40%에서 50% 이상 확대도 요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의대 정원 확대로 지역 내 열악한 의료서비스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래픽-지역별 의대 설치 현황. 뉴스1

그래픽-지역별 의대 설치 현황. 뉴스1

앞서 안동시민들은 지난달 9일과 이달 4일 의대 신설을 촉구하는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의사 수·공공병원 설치율 모두 전국 평균 이하인 의료취약지”라며 “반드시 국립의대를 설립해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인구 100만명 이상 비수도권 대도시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경남 창원시도 최근 경남도의회와 창원시의회에서 의대 유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경남 지역 의대는 경상국립대 1곳뿐으로, 인구 10만명당 의대 정원이 전국 평균 5.9명인데 경남은 2.3명에 불과하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매년 20만명이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현실에서 유일한 해답은 의과대학 설립”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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