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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트럼프’ 짐 조던도 美하원의장 선거서 과반 실패…의회 대혼란

중앙일보

입력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공화당 의원(오하이오)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공화당 의원(오하이오)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초유의 미국 하원의장 해임 이후 신임 의장 선출 과정 역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17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의장 후보로 추천된 짐 조던 법사위원장,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놓고 의장 선출 투표를 벌였다.

그러나 당선에 필요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선출이 무산됐다. 관례대로라면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추천 후보가 무난하게 의장으로 선출되겠지만, 공화당 내 일부가 자당 후보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보수 강경파 조던 위원장은 200표를 얻는 데 그쳤고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 전원 찬성에 힘입어 212표를 얻었지만 둘 다 출석 의원(432명)의 과반(217표)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공화당(전체 221명)에서 이날 투표에 참여한 220명 가운데 20명이 이탈했다. 이들 가운데 7명은 공화당 내 의장 후보 선출 1차 경선에서 조던 위원장을 꺾고 1위에 올랐음에도 당내 강경 소수파 설득 과정에서 벽에 부딪혀 출마를 포기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에게, 6명은 지난 3일 하원의장직에서 해임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에게 표를 던졌다. 이밖에 리 젤딘 전 의원이 3표, 톰 에머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등 4명이 1표씩 받았다.

매카시 전 의장을 끌어내린 것은 프리덤 코커스를 주축으로 한 당내 소수 강경파가 주도했었다. 그런데 이날 강경파 조던 위원장에 반대표를 던진 이들 중 상당수는 중도 성향 의원들로 분류돼 공화당 내 갈등의 골이 꽤 깊은 상황임을 방증했다. 조던 위원장은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고 투표를 이어갈 것”이라며 19일 재투표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번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힌 조던 위원장은 프리덤 코커스 창립 멤버다.

이로써 의장 공석으로 인한 하원 기능 마비 사태는 당분간 이어지게 됐고 2024 회계연도 본예산안 협상 및 처리도 계속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고 전면전 초읽기에 들어간 이스라엘, 러시아 침공에 맞서 2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안 처리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긴급 지원을 포함해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을 의회에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해당 예산은 1년치 전체를 담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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