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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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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청년·학생과 대화의 시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청년·학생과 대화의 시간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방한한 줄리 터너 신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조치에 대해 “미 정부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중국 측과 소통하고 있다”며 “중국은 추가 송환에 나서지 말아야 하며,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계인 그는 6년간 공석이던 북한인권특사로 임명돼 지난 13일 취임했다. 방한은 처음이다.

터너 특사는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함께 주재한 ‘한·미 북한인권대사와 청년 간 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매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국가는 유엔 난민협약과 의정서에 명시된 대로 송환 시 박해받을 것이 우려되는 난민을 강제 송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단체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다음 날인 지난 9일 중국이 탈북민 600명을 기습 북송했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이를 상당 부분 사실로 보고 있다. 유엔은 중국에 구금된 탈북민이 200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터너 특사는 중국의 추가 송환 가능성에 대해선 “하지 않을 거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터너 특사는 “강제 북송 위험에 처한 당사자의 (이름 등)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우리가 가진 리스트에 더해 나가면 중국과 협상할 때 좋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시민 사회와 개방된 채널을 유지할 때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신화 대사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글로벌 리더십 국가가 되기를 원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어떤 연유에서 사람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중국을 적대시할 게 아니라 대화와 관여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가슴과 머리가 함께 가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미 북한인권대사는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진행되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의 상호 대화에서 중국의 강제 북송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한·미 북한인권대사는 공동으로 또는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까지 함께 추가 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터너 특사는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터너 특사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가 협력해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 침해 실상을 드러내고,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한국 행을 희망하는 탈북민들은 전원 수용한다는 원칙 하에 이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국내 이송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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