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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에 배당주 들썩…서학개미 316억어치 사들인 종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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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미국 배당주를 사들이는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성장주에 '베팅'하던 지난달과 달라진 흐름이다. 미국 긴축 장기화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분쟁이 터지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 7월 뉴욕 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뉴욕 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배당주인 리얼티인컴이었다. 서학 개미들은 이 기간 리얼티인컴 주식을 총 2335만 달러(약 316억원)어치 사들였다.

미국에 상장된 세계 최대의 상업용 부동산투자회사(리츠)인 리얼티인컴은 매달 배당을 주는 데다 매년 배당금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 미국은 물론 서학개미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 서학개미의 선호 투자처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리얼티인컴이 지난달 4위에서 이달 1위로 수직상승한데 이어 워런 버핏이 사랑한 배당 성장주인 코카콜라(233억원)가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세계 첫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10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아이온큐(131억원)다. 이와 달리 성장주는 순위가 잇따라 밀렸다. 지난달 순매수 1위였던 엔비디아는 이달 들어 7위로 떨어졌고, 지난달 2위였던 애플은 이달 순매도 우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긴축 장기화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배당주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며 "미국 배당주의 경우 한국 배당주와 달리 배당 주기가 분기나 월 단위로 짧아 투자자들이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슈드(SCHD)'로 불리는 '슈와브 US 배당에쿼티' ETF는 이달 151억원어치 순매수 자금이 몰렸다. ETF를 포함하면 서학개미가 많이 산 미국 주식 9위(순매수 기준)다. 이 ETF는 다우존스 미국배당100지수를 추종하며, 시스코시스템즈·브로드컴·코카콜라 등 10년 이상 배당금 규모를 꾸준히 늘려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에 상장된 미국 배당주 ETF에도 지난 13일 기준 이달 들어 약 300억원이 몰렸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의 ETF 전체 순매수액(1280억원)의 23%를 차지한다. 특히 '한국판 슈드'로 불리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68억), SOL 미국배당다우존스(48억원),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47억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27억원)에 자금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 시 환율과 기업 재무 상황 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환율 변동과 함께 기업의 재무구조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기업이 재무적으로 탄탄해야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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