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2군행 딛고 통산 400세이브 달성한 오승환

400세이브를 달성한 뒤 강민호와 포옹하는 삼성 오승환. 뉴스1

위기를 맞았지만 '끝판대장'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은 굳건했다. KBO리그 최초 통산 400세이브 고지에 올라섰다.

오승환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 4-3으로 앞선 8회 2사 2루 등판했다. 대타 추신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한 오승환은 9회 볼넷 2개를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기에르모 에레디아와 박성한을 범타로 처리했다. 삼성이 5-3으로 이기면서 오승환은 시즌 30세이브와 함께 통산 400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강민호와 껴안으며 활짝 웃었고, 삼성 선수들은 모두 축하했다.

오승환은 2021년 최고령 구원왕(39세)에 오르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그러나 지난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연이은 구원 실패를 기록했고, 팀도 연패에 빠지면서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져 마무리를 내려놓기도 했다.

400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의 세리머니를 함께하는 삼성 선수들.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투구 밸런스를 찾을 수 있도록 5월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선발로 내세우기도 했다.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5이닝 3실점한 뒤 2군에 내려간 오승환은 재정비를 했다. 지난 6월 16일 KT전에선 8회에 등판했다 교체된 뒤 글러브를 내던져 2군에 가는 아픔도 겪었다. 표정 없이 승리를 지키던 '돌부처'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오승환은 강해졌다. '돌직구'를 뿌리던 예전만큼 압도적이진 않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팀의 뒷문을 지켰다. 후반기 32경기에선 2승 2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으로 확 달라졌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400세이브 달성을 앞두고 역투하는 오승환. 뉴스1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최고 소방수다. 2006년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각종 기록을 쌓아 올렸다. 일본(80세이브)과 메이저리그(42세이브)를 거치며 한·미·일 최초 500세이브도 달성했다. 세이브 역대 2위인 동갑내기 손승락(KIA 퓨처스 감독·271세이브)과 격차는 129개나 된다.

하지만 오승환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황금세대로 불린 1982년생 동갑내기들은 대다수가 은퇴했다. 추신수와 김강민(SSG), 오승환 역시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오승환이 현역 유지 여부는 구단과 오승환의 협의가 필요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