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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시 내각’ 구성…블링컨 “국제법·전쟁법 존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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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과 중동 국가 등 국제사회는 확전을 막고 가자지구 내 민간인이 처한 인도주의 위기 해법 마련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유대인 지도자들을 초청해 “이스라엘의 안보와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미국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보냈고, 이란에도 ‘조심하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이 ‘전쟁법(Law of War)’을 따를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반대하진 않지만,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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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출국 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가 (하마스와) 다른 점은 국제법과 전쟁법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민간인 사상자를 내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이스라엘도 가능한 모든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CNN은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지상군 투입에 앞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하루 2000명까지 민간인의 국경 통과를 허가하겠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가자지구 내에는 237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양국 관계 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통화했다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언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라이시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분쟁의) 악화를 막기 위해 모든 국제적·지역적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양측이 팔레스타인을 향한 전쟁범죄를 끝낼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아랍국가연맹(AL) 소속 외교장관들도 지난 1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열고 “평화 프로세스를 재개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마스는 지난 11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시오니스트 점령군(이스라엘군)이 5일 연속 우리를 포위하고 잔혹한 공격을 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가자지구 부상자들을 구하는 종교적·국가적·인도주의적 책임을 다할 것을 국제사회뿐 아니라 아랍·이슬람 국가들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쟁 6일째인 12일 기준 양측 사망자는 26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은 이스라엘군의 전면 봉쇄와 전기·수도 공급 중단, 지상군 투입에 앞선 공습으로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최소 25명의 미국인이 사망했고, 평화와 정의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하마스를 비난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옆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국적의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예방 조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를 ‘완전한 악(sheer evil)’이라고 부른 것은 절대적으로 옳다”며 “하마스는 ISIS(이슬람국가)가 당한 것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제2 야당인 국가통합당과 비상정부 및 전시 내각을 구성한 직후 TV 연설에선 “하마스 대원들은 이제 죽은 목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날 “어떠한 지상 공격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전쟁 이후 처음으로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가운데 9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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