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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대목 극단 총력전 재 공연 작품 "풍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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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연말대목을 앞두고 각 극단이 총력전에 들어갔다.
한해를 되돌아 보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따라서 평소의 쫓기는 생활속에서 외면해온 순수공연예술감상의 즐거움도 함께 찾게되는 연말은 가난한 연극계의 놓칠 수 없는 성수기. 특히 긴 겨울방학을 맞은 대학생 관객의 푸근한 발길은 좋은 공연의 성공을 보장해 주는 안전판이기도 하다.
각 극단들은 이 같은 관객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대표작을 다듬어 재 공연하거나 밝고 화려한 대형무대를 준비하고있다.
이에 따라 전체공연작품의수도 많을 뿐 아녀라 볼만한 작품들도 한꺼번에 쏟아져 연말무대를 풍성하게 하고있다.
볼만한 대표작의 재 공연으로는 『위기의 여자』(산울림), 『에쿠우스』(실험), 『그 여자 이순례』(오픈), 『밤주막』(연극협회 연기분과위),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목화레퍼터리 컴퍼니) 등이 꼽힐만하다.
지난 86년 초연당시 선풍적 화제로 「여성관객개발」의 공을 인정받았던 『위기의 여자』가 지난 6월 재 공연에 이어 l2일부터 내년1월말까지 다시 산울림소극장무대에 올려진다. 지금까지 6만명의 관객을 모았던 『위기의 여자』는 이번 주말인 15일 5백회 공연을 맞아 특별좌담프로그램을 마련, 작품의 주제인 「여성의 문제」를 관객과 함께 토론할 예정이다. 좌담에는 지난 공연에서 매주 한번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던 김종찬씨 외에 손덕수 교수(효성여대)· 오숙희씨(KBS 생방송 「여성」사회자) 등이 참석한다.
실험극장의 『에쿠우스』도 80년초 히트 작으로 9월 극단30}주년 기념 작으로 공연됐다가 호평을 방아 21일부터 내년1월말까지 재 공연된다. 80년초와 달리 젊은 여성연출가 김아나씨가 새롭게 작품을 재해석, 참신한 연출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 여자 이순례』도 지난 8월 초연에서 주목을 끌었던 작품. 김광림씨가 쓰고 연출해 「치밀한 극적 구성과 깔끔한 연출」이라는 호평을 받았었다. 「순수한 사망」이라는 고전적 주체를 한국현대사라는 시대배경에 맞춰 물어 나가 완성도 높은 형식에 적절한 사회비판의식을 가미했다. 14일부터 1월15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에서 재 공연 된다.
지난 주말 공연을 마친 『밤주막』도 21일부터 1주일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배우들의 모임인 연기분과위에서 만든 순수배우만의 연극으로 막심 고리키 원작의 대형작을 성실히 소화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심청이는…』는 지난 10월 초연된 작품으로 한달간의 공연을 통해 다듬어져 연말무대에 올랐다. 30일까지 충돌극장 목화의 오태석씨가 쓰고 연출한 『심청이는…』는 고전의 주인공 심청이가 현대사회에 나와 온갖 부조리를 경험하는 내용으로 오씨의 실험적인 연출기법과 적절한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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