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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수입품 고집하다간 큰코”…미·일·EU, 전략부품 자국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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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동안 저가 공급만 고집하다가 곤욕을 겪은 사례는 곳곳에서 발생했다. 지난 2021년 자동차·철강·물류 등 국내 산업 전반에 대혼란을 일으킨 ‘요소수 품귀 대란’이 대표적이다. 경유 차량의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는 데 필수품인 요소수는 생산이 크게 어려운 제품은 아니지만, 당시 요소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전무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서 저가 제품을 들여와 쓰는 게 훨씬 이득이란 판단에 2011년께 생산을 모두 중단해서다. 그러나 중국이 석탄 부족을 이유로 석탄으로 만들어지는 요소 생산·수출을 통제하자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일본 역시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로 타격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만큼은 아니었다. 일본 정부·기업들이 요소수의 전략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필수 원료인 암모니아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쓰이는 암모니아의 약 80%가 미쓰이화학·닛산화학 등 자국 기업에서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진작부터 수입처를 다변화해 중국뿐 아니라 호주·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요소를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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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가치를 지닌 제품·부품에 대한 선진국의 ‘자급자족’ 전략은 최근 들어 부쩍 강화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역시 미국이다.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발효된 이후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전기차·배터리 공급망을 북미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특정 중요 물자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를 목표로 ‘경제안전보장추진법(경제안보법)’을 제정했다. EU는 오는 12월 ‘유럽판 IRA’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최종안 확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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