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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딸은…" 영상 속 하마스 인질, 中베이징 태생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 무장대원이 납치하거나 살해한 민간인 중 러시아와 중국 국적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아나톨리 빅토로프 이스라엘 주재 러시아 대사는 자국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러시아인 1명의 사망이 확인됐다는 정보를 전한다”며 “사망한 젊은 남성은 러시아와 이스라엘 이중국적자로 현지에 상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모친이 중국계인 이스라엘 여성 노아 아르가마니(오른쪽)가 하마스에 납치당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주중 이스라엘 대사관이 SNS를 통해 공개했다. 웨이보 캡처

모친이 중국계인 이스라엘 여성 노아 아르가마니(오른쪽)가 하마스에 납치당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주중 이스라엘 대사관이 SNS를 통해 공개했다. 웨이보 캡처

빅토로프 대사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연락이 끊긴 러시아인이 9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락이 두절된 러시아인 중 4명은 이스라엘 측 실종자 명단에 올라있다. 그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 당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자국 국적자의 실종, 부상과 관련한 사태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외교부는 관련 대사관·영사관에 전력을 다해 실종자를 찾고 부상자를 구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유효한 조처를 해 중국인과 기관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인질이 돼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여성 노인. AP=연합뉴스

하마스의 인질이 돼 가자지구로 끌려가는 여성 노인. AP=연합뉴스

왕 대변인은 ‘다치거나 납치된 중국 공민(국민)에 관한 새 소식이 있는가’는 기자의 질문에는 “현지 안전 상황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어 관련 정보는 지속해서 검증·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실종된 중국 국적자는 4명, 부상자가 3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마스 대원들에게 오토바이로 납치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려진 25세 여성 노아 아르가마니도 중국 베이징 태생의 이스라엘으로 나타났다. 아르가마니의 부친은 딸을 납치한 자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흐느끼며 “제발, 제발 이렇게 빌 테니까 딸을 다치게만 하지 말라”고 애원했다. 다만 아르가마니가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하마스 측도 러시아·중국 국적인을 억류 중이라고 인정했다. 앞서 하마스 대변인 아부 우바이다는 “이스라엘인 포로 가운데 이중국적자 수십명이 있으며, 그 중에는 러시아인과 중국인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마스 측에서 “이스라엘의 새로운 공습이 가해질 때마다 이스라엘 인질 중 한 명이 처형될 것”이라며 인질을 방패 삼고 있다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이는 중동 전체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하파스 대원들에 납치된 독일 국적의 여성 샤니 루크(22). X(옛 트위터) 캡처

하파스 대원들에 납치된 독일 국적의 여성 샤니 루크(22). X(옛 트위터) 캡처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질들을 협상을 통해 데려오면 하마스의 전례 없는 침공에 잘못된 선례를 남기게 되고, 구출 작전을 하려 해도 인질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하마스의 공격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태국, 네팔, 독일, 캄보디아, 브라질, 파라과이, 멕시코, 아일랜드, 탄자니아 국적자 등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의 경우 아직 접수된 피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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