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돈 2달러에 팔린 네팔 소녀 구출, 국경 초월 사랑의 손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59호 15면

허운나 국제존타 32지구 총재. 최기웅 기자

허운나 국제존타 32지구 총재. 최기웅 기자

인도 한 사창가에서 구출된 열세 살 소녀의 이름은 ‘솔드(Sold)’다. 팔려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네팔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아이의 진짜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아이가 여덟살 되던 해, 의붓아버지는 낯선 남자에게 단돈 2달러를 받고 딸을 팔았다.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저 사람에게서 또 다른 사람에게로. 아이는 돈 몇 푼에 이리저리 팔려 다녔고, 그러는 사이 이름도 잃고, 영혼도 잃었다. 솔드처럼 인도의 사창가에 팔리는 네팔 소녀는 연간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솔드의 구출을 도운 사람은 ‘존션(zontian)’이다. 존션은 국제봉사단체인 국제존타(Zonta)의 회원을 일컫는다.

존타는 1919년 미국 뉴욕주 버팔로에서 전문직 여성이 주축이 되어 창립한 봉사단체다. 유엔협력기구인 동시에 여성의 법적, 정치적,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여성 인권단체이기도 하다. 현재 67개국 1200여개의 클럽이 있고 약 3만3000명이 활동 중이다. 각 권역별로 지구가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그중 32지구로, 1966년부터 5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전국 386명의 회원이 속해 있다.

지난해 말부터 32지구의 대표 자리를 맡은 허운나 국제존타 32지구 총재는 10년 전부터 활동에 참여했다. 허 총재는 “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봉사활동에서 나아가서 유엔이 추구하는 가치에 걸맞는 활동으로 넓혀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 총재는 한국 교육공학의 대모로 불린다. IT 교육이 낯설던 1980년대 한양대 교육공학과를 신설해 20여 년 간 강단에 섰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한국정보통신대학(ICU) 총장을 지낸 그는 현재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고문으로 일한다.

존타의 주요활동은 크게 봉사와 캠페인 및 모금, 교육 장학사업으로 나뉜다. 그중 허 총재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장학사업이다. 허 총재는 “국제본부에선 여성들의 진출이 적은 3가지 분야(우주항공·경영·기술)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우수한 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며 “32지구에선 이 가치를 이어받아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청소년 성매매 방지, 미혼모 지원, 가정폭력 예방 등 다양한 캠페인을 펼친다. 아프리카 등 해외에선 정수시설 확충과 컴퓨터 보급 사업에 열을 올린다.

“혹자는 국내에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해외에까지 기부를 해야하느냐고 말해요. 그런데 정말 가난한 나라에선 단 100달러로 한 가정이 1년 내내 먹고 살 수 있는 곳도 있어요. 우리에겐 적은 돈이지만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죠.”

존타는 짝수 해에는 전 세계 회원이 모이는 국제대회를, 홀수 해에는 각 지구에서 개최하는 지구대회를 연다. 올해 지구대회의 주제는 ‘기후변화와 여성’이다. 존타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 현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지만 그중에서도 빈곤국의 여성과 아이들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허 총재는 “기후변화로 홍수가 나서 학교가 폐쇄되면 남자아이는 어떻게든 교육을 이어가는 반면 여자아이는 가정에 방치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제존타 지구대회는 오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