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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 신호탄?…'수박' 지역구 노리는 원외 친명 만난 이재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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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끝내고 병원에서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 기간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는 친명계 원외 인사를 잇달아 만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연휴기간 친명계 원외 인사들을 연달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기표 변호사(왼쪽),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장을 맡았던 진석범 당 대표 특보(오른쪽) 등이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연휴기간 친명계 원외 인사들을 연달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기표 변호사(왼쪽),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장을 맡았던 진석범 당 대표 특보(오른쪽) 등이다.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는 현재 녹색병원에서 단식 이후 회복 치료 중인데, 이와 관련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 외에는 가급적 만남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아직 말을 오래 하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사람들의 면회는) 당무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6일에는 대장동ㆍ위례 사건과 관련한 첫 공판에는 참석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최근 병상에서 친명계 원외 인사는 만났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낼 당시 성남시 사회복지사협회장을 지낸 진석범 당 대표 특보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병상에 누워있는 이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며 “추석 연휴 기간 대표님께 병문안을 다녀왔다”며 “정말 오랜만에 대표님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를 변호중인 김기표 변호사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만난 사진을 여러 장 게재하면서 “녹색병원에서 회복 중이신 이 대표님을 뵀다”며 “많은 분들의 걱정과 응원 말씀도 전해드리고, 현 시국에 대한 여러가지 말씀도 나누었다. 육체 기력은 좀 덜 하실지라도 여러 사안에 대한 해박함과 날카로움은 변함없으시더라”고 썼다.

둘은 내년 총선에 출마 예정인데, 도전장을 내민 지역구는 비명계가 현역 의원이다. 진 특보가 출마 예정인 경기 화성을은 이원욱 의원, 김 변호사가 도전하는 경기 부천을은 설훈 의원의 지역구다. 이 의원과 설 의원은 대표적 반명계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체포동의안 표결에서)가결한 의원들 덕분에 민주당은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표창을 줘야 된다”고 말했고, 설 의원은 자신이 체포안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지목되자 “(가결표 지목은) 민주당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지지층은 설훈ㆍ이원욱 의원 및 이상민ㆍ김종민ㆍ조응천 의원 등 5명에 대해 “가결표를 던진 해당행위자”라고 지목하며 당 청원게시판에 징계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또한 당내에선 비명계 의원을 분류하는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 당도 감별’ 명단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이원욱·설훈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는 친명계 인사를 만나자 “당무에 복귀한 뒤 물갈이를 통해 친명체제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신호탄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성 당원들이 이른바 '수박감별' 리스트를 만들어 온라인상에 유포하고 있다. '수박'은 이이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다.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

더불어민주당 강성 당원들이 이른바 '수박감별' 리스트를 만들어 온라인상에 유포하고 있다. '수박'은 이이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다. '수박아웃' 사이트 캡처

당내에선 이같은 상황을 과거 박근혜 정부의 ‘진박감별사’에 빗대고 있다.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을 패배의 길로,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끌었던 시초가 바로 ‘진박감별사’”라며 “민주당이 그 길을 똑같이 가서는 안 된다. 이 대표 체제가 그 길로 걸어 들어가는 거는 결사적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수박 당도 감별' 명단에 대해 “도를 지나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가 함께 가야 선거에 이기지, 나누고 배제하고 분열하고 편가르기 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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