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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사상 최대 업데이트"…'집 빌리기' 너머 노리는 것

중앙일보

입력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체스키. 지난달 26일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체스키. 지난달 26일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팬데믹을 겪으며 혁신이라는 단어는 브라이언 체스키에게 옵션 아닌 필수가 됐다. 체스키는 여행 및 숙박업 스타트업을 전 세계적 규모로 키워냈던 에어비앤비의 최고경영자(CEO). 그는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내년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감각을 살린 '업데이트'라는 단어 선택 뒤엔 기업의 영역을 유연하게 확장하지 않으면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에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그는 FT에 "여행 분야는 우리가 이미 잘하는 것"이라며 "잘하는 것 그 이상으로 갈 수 있는지가 결국 우리에겐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업의 확장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계를 깨야 성장해야 한다는 명제는 상식적이지만 문제는 방법론이다.

팬데믹이 끝나면서 여행도 본격 재개됐다. 사진은 지난 8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연합뉴스

팬데믹이 끝나면서 여행도 본격 재개됐다. 사진은 지난 8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연합뉴스

체스키가 고민하는 방법론은 뭘까. 그가 FT에 밝힌 바를 정리하면 약 세 가지 축이다. 첫째는 이미 해오고 있는 사업에 새로운 시각을 넣는 것이다. 그는 "팬데믹 후, 세계엔 새 시장이 생겼다"며 "여행을 위해 단기로 집을 빌리는 게 아니라, 1달 혹은 그 이상으로 장기 임대를 하며 원격 근무를 하는 이들의 수요"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시절,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 있는데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여행을 가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방식을 택한 데서 착안을 한 셈이다. 그는 "길게는 1년, 그 이상으로 장기 임대를 하는 건 새로운 개념의 숙박 사업으로,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숙박에 집중하던 에어비앤비의 기존 영역 밖으로 나가는 것. 집 대신 차를 빌리는 아이디어다. 그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구매하는 가장 비싼 게 대개는 집이고 그다음은 대개 차"라며 "에어비앤비는 이 맥락에서 집에서 차로 옮겨가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카 렌털 사업과 어떻게 차별화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세 번째는 여행의 모든 순간에 개입하는 방식이다. '잘 곳'뿐 아니라 '할 것'의 영역으로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팝업 스토어 등도 구상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다이닝 팝업 등, '여행 중 즐길 거리'에 관련된 기나긴 리스트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젠테이션 중인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 왼쪽 위는 회사 로고. AP=연합뉴스

프레젠테이션 중인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 왼쪽 위는 회사 로고. AP=연합뉴스

체스키의 이런 혁신 전략은 팬데믹 이외에도 계속된 위기 대응 맥락에서도 나왔다. 에어비앤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인 미국 뉴욕이 시작한 임대업 규제도 그렇다. 뉴욕은 주택을 소유한 이들이 에어비앤비에 치중하면서 막상 뉴욕 시민이 임차할 집이 줄어든다는 맥락에서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FT에 따르면 이 규제 이후 뉴욕의 에어비앤비 호스트 숫자는 약 4분의 3이 줄었다고 한다. FT는 "뉴욕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부동산 규제 및 정책에 따른 변화가 에어비앤비엔 도전을 계속 줄 것"이라며 "에어비앤비의 이런 노력이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할 만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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