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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역 사정권…일본, 美토마호크 400발 1년 앞당겨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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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일본이 2025년부터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00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적의 공격이 감지됐을 때 적 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이른바 '반격 능력' 확보를 위해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에서 토마호크 조기 도입에 합의했다고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5일 전했다.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사진 위키미디어]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사진 위키미디어]

당초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미사일 400기를 구입할 계획이었으나, 도입 시기를 2025회계연도로 1년 앞당긴다. 기하라 방위상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더욱 엄중해지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도입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본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호크 배치 땐 한반도 전역 사정권  

일본의 토마호크 도입은 그동안 평화헌법 체제 하에서 '방패(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무기)'만을 보유했던 일본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위한 '창'을 보유하게 된다는 의미다. 토마호크는 사거리가 1250㎞ 이상으로, 일본 배치 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중국 본토 일부가 사정거리에 들어간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데 쓰였고, 2017~2018년 시리아 공격 등 여러 실전에서 사용됐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각의(국무회의)에서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했다. 반격 능력을 갖기 위해선 장사정 미사일 보유가 필수인데, 일본 자위대의 주력 미사일인 자국산 '12식 지대함 유도탄'은 사정거리가 100~200㎞에 불과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12식 지대함 유도탄의 사거리를 1000㎞ 이상으로 개량해 2026년부터 실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일본산 장사정 미사일 개발이 끝날 때까지의 미사일 방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 토마호크다. 원래는 2026회계연도부터 400기 전량을 사거리가 약 1600㎞인 최신형 '블록5'로 들여올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이전 모델인 '블록4' 200기를 2025회계연도에 먼저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NHK는 전했다.

오스틴 "일본의 대담한 결정 지원"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블록4와 블록5는 탄두 중량과 사거리가 거의 같다"며 "블록4의 통신 성능과 순항 속도가 약간 뒤떨어진다는 견해도 있지만, 조기에 배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토마호크 구매를 위해 금년도 예산 2억113억엔(약 1조9000억원)을 편성해놓았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오른쪽)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오른쪽)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AFP=연합뉴스

미국은 환영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반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증액 등 일본의 대담한 결정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하라 방위상은 "새로운 안보문서 하에서의 미·일 동맹의 역할, 임무의 분담에 대해 논의하고 동맹의 강화를 위해 긴밀하게 연계해 나가자"고 답했다.

이와 관련, 양국 장관은 자위대 통합사령부 창설 이후 구체적인 협력 방법,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 능력 향상 등도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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