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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술핵잠수함' 잡는 데 필요"...다시 떠오른 '핵잠 건조론'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지난달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술핵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한 데 맞서 한국도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핵잠수함을 보유하려다 여의치 않아 그만둔 적 있다.

호주가 영국의 설계와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건조할 공격 핵잠수함 오커스 상상도. 일각에선 한국도 미국ㆍ영국ㆍ호주의 핵잠수함 동맹인 오커스(AUKUS)에 가입해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국방부

호주가 영국의 설계와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건조할 공격 핵잠수함 오커스 상상도. 일각에선 한국도 미국ㆍ영국ㆍ호주의 핵잠수함 동맹인 오커스(AUKUS)에 가입해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국방부

대한민국잠수함연맹(회장 이홍희)이 한국국방안보포럼(대표 현인택)과 함께 5일 서울해군호텔에서 연 ‘2023년 후반기 잠수함 기술 발전 세미나’에서다. 이날 세미나는 잠수함 산업정책과 전투체계 기술 발전 추세,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홍희 잠수함연맹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북한이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뉴스를 언급하며 “아무리 조악한 수준의 잠수함일지라도 항구를 벗어나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수단은 우리 잠수함이 적 항구 앞에 매복하고 있다가 출항하는 적을 추적하고 유사시 격멸하는 것”이라며 “수중 감시ㆍ추적 작전을 지속해서 수행하려면 우리에게도 무한동력을 갖춘 잠수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군 중장으로 전역한 이홍희 회장은 미 해군 잠수함 과정, 독일 잠수함 과정을 수료하고 잠수함전대장을 지낸 잠수함 전문가다.

무한동력이라면 핵잠수함의 원자력 엔진을 뜻한다. 재래식 잠수함은 발전기를 돌리려면 스노클(흡기관)을 물 밖으로 내놔 공기를 빨아들여야 한다. 반면 핵잠수함은 원자력 엔진 덕분에 수십 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또 전기로 끊임없이 공기정화기를 돌린다. 이 때문에 식량 보급이나 승조원 건강 문제가 아니면 부상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김군옥영웅함'은 낡고 오래된 로미오급 잠수함을 무리하게 짜깁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경시하면 안 된다는 게 이 회장의 발언 취지다. 그는 아울러 핵잠이 최고의 대응 수단이라고 제시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현인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표도 “북한 ‘전술핵잠수함’이 현재로썬 성능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북 해안 가까이 연안 물속에선 작전할 수 있고 SLBM이나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 능력을 입증한다면 우리에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핵추진 잠수함 등 장시간 수중에서 매복 작전을 할 수 있는 대응수단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여러 차례 공언했고,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받기로 한 터”라며 “핵잠수함 보유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추진 잠수함과 대잠수함 작전능력 확보 등 우리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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