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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가 왜 개막작인가" 외신들 거듭 물어봤다 [부산국제영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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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배우 송강호가 호스트로 손님 맞이에 나서고 배우 박은빈이 사상 첫 개막식 단독 사회를 맡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흘간 행사의 막을 올렸다. 이용관 전 이사장,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이 내홍으로 잇따라 사퇴하며 생긴 초유의 공백을 스타 게스트들이 메웠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집행위원장 대행을 맡았다.

올해 영화제 포문을 연 개막작은 영화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28살 회사원 계나(고아성)가 뉴질랜드로 혈혈단신 이민간 여정을 담았다. 매일 인천에서 서울 강남역 출퇴근길에 시달려도 계나에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경쟁력 없는’ 학벌·집안 배경을 뒤로 한 채 오랜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탈(脫)조선’을 감행한 이유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호스트인 배우 송강호가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호스트인 배우 송강호가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4일 개막식 전 시사 후 간담회에선 한국의 어두운 면을 담은 영화를 왜 개막작에 선정했느냐는 외신 질문이 거듭 나왔다. 이에 남 집행위원장 대행은 “특정 국가를 지칭하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젊은 세대가 가진 어려운 점을 잘 표현한 제목”이라고 답변했다.

박은빈

박은빈

‘한국이 싫어서’의 주연 고아성은 지난달 갑작스레 천추골 골절 부상을 당해 이날 개막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박은빈과 개막식 공동 사회로 예정됐던 배우 이제훈도 1일 허혈성 대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아 불참했다.

오는 13일까지 계속되는 영화제에선 초청작 69개국 209편이 상영된다. 경쟁 부문 ‘뉴커런츠’ 섹션에선 한국영화 ‘그 여름날의 거짓말’,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역사를 그린 일본 영화 ‘1923년 9월’ 등 10편이 경합을 벌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뤽 베송 등 해외 거장 감독도 신작을 들고 찾아온다. 재미교포 영화인들을 조명한 ‘코리안 디아스포라’ 특별전을 통해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존 조와 영화감독 저스틴 전, 정이삭 등도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중화권 ‘빅스타’ 배우 판빙빙도 한국 배우 이주영과 호흡을 맞춘 영화 ‘녹야’로 처음 부산영화제 관객을 만났다.

개막식 무대는 올초 별세한 배우 고(故) 윤정희의 추모 영상으로 시작됐다. 바이올리니스트인 딸 백진희씨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다. 윤정희의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 무대엔 이창동 감독이 시상자로 올랐다. 상을 대리 수상한 백진희씨는 “영화 ‘시’와 여러분의 애정이 멀리 있는 어머니를 행복하게 했으리라 믿는다”고 불어로 소감을 남겼다. 올초 작고한 일본 영화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추모 상영도 영화제 기간 마련됐다.

홍콩 영화 전성기를 풍미한 배우 저우룬파(주윤발)는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신작 ‘원 모어 챈스’와 함께 14년 만에 내한해 이날 개막식 무대에 올랐다. 시상을 맡은 송강호는 “진짜 스크린 속 영웅, 영화계 큰 형님이자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배우”라며 그를 소개했다. 배우 류더화, 감독 이안·지아장커·박찬욱 등의 축하 영상에 이어 무대에 오른 저우룬파는 “올해가 배우 데뷔 50년 되는 해다. 한국 팬, 긴 시간 응원과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현장 관객들을 담은 ‘셀카’를 무대 위에서 찍으며 한국말로 “빨리, 빨리! 시간 없어요! 김치~!”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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