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천 검단 ‘벌떼입찰’ 의혹 회사, 직원 19명인데 매출은 4130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회사 설립 10년 만에 임직원 1인당 매출액 200억원에 1인당 영업이익 42억원을 올린 회사가 있다. 회사에 쌓아둔 이익잉여금만도 1560억원이다. 또 1조2000억원이 넘는 매출 확정치를 갖고 있어 머지않아 1년에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할 수도 있다. 광주광역시에 본점을 둔 직원 수 19명의 건설시행사 새솔건설의 재무제표(2022년 기준)다.

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새솔건설은 지난달 11일 인천 검단 공동주택용지 AA24블록 추첨에서 당첨됐다. 이 택지 입찰에는 새솔건설 등 중흥그룹의 5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새솔건설은 중흥그룹 정원주 부회장(대우건설 회장) 개인회사(지분 100%)인 중흥토건이 지분의 75%를, 나머지는 정 부회장의 아들(20%)과 딸(5%)이 나눠 가진 회사다.

2012년 설립된 이 회사의 자본금은 10억원, 직원 수는 19명(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포털 기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4130억원, 영업이익은 803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사업지 중 지난해 말 기준 분양이 완료돼 공사가 진행 중인 4개의 공공택지(위례A3-10, 오산세교A4, 완주삼봉, 파주운정A9) 예상 분양 매출은 1조2250억원이다.

해당 공공택지는 모두 낙찰회사인 새솔건설이 시행을 맡았다. 새솔건설의 부족한 담보 여력은 모회사인 중흥토건이 제공했다. 또한 새솔건설이 시행하는 공공택지의 아파트 공사는 모두 중흥토건이 맡고 있다. 지난해 새솔건설이 중흥토건에 건넨 외주비(공사비)는 1756억원이다.

이 회사는 사실상 중흥그룹 3세 승계를 위한 장치로 보인다. 모회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고 계열사로부터 자금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중흥토건 계열사 중에는 새솔건설과 동일한 지분 구조(중흥토건 75%, 정 부회장 아들 20%, 정 부회장 딸 5%)를 가진 계열사로 다원개발이 있다. 이 역시 3세 승계를 염두에 둔 회사로 추정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