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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예금·대출금리 당분간 더 오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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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융 당국이 은행권의 원활한 자금 확보를 위해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는 등 은행 자금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채 한도를 계속 막아둘 경우, 과도한 수신 경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요국 통화 긴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예금·대출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은 지난달 은행채 약 4조7000억원 규모를 순발행했다. 순발행은 채권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보다 많은 것으로, 은행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으로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다 지난 8월 순발행(3조7794억원)으로 전환한 후 9월에는 순발행 규모가 더 확대됐다. 올해 4분기(10~12월)에 만기 도래하는 은행채가 46조2902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순발행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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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행의 대출·예금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 증가는 대출금리 등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이미 4%대로 올라섰으며, 상단 역시 7%를 넘어섰다. 분기 말을 앞두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유동성 규제 비율을 맞춰야 하는 점,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 수요가 증가한 점 등도 은행권 자금 조달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금융위는 내년 LCR 비율을 코로나19 이전의 100%까지 되돌리는 것을 검토해 왔으나, 정상화 시점을 연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LCR이 현행으로 유지될 경우 자금 조달을 위한 은행채 발행 유인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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