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구치소 들어간 이재명…지지자들 "하늘과 땅 모든 신께 기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후 8시33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 검찰 호송차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으로 향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26일 오후 8시33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 검찰 호송차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앞으로 향하고 있다. 손성배 기자

“측근들도 없이 홀로 차량에 탑승해 지지자들에게 손도 흔들지 못하고 구치소에 들어가신 대표님의 구속영장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늘과 땅과 모든 신께 기도드리자.”

26일 오후 8시4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계속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촉구 집회의 사회자는 이 대표가 구치소 정문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렇게 말했다. 이날 9시간 여에 걸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마친 이 대표가 탄 승합차는 8시33분쯤 이미 정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난 탓에 구치소 앞 진입 보행로 주변에 모여 있던 500여명의 지지자(민주당원비상행동, 촛불연대 등)들은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했다. 심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는 이들 앞에 다시 나타날 수도 그대로 수감될 수도 있다.

이들과 다소 떨어진 구치소 정문 오른쪽 주차장에선 보수단체(애국순찰팀 등) 회원 70여명이 구속영장 발부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을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 7시40분쯤부터 구치소 앞에 긴장감이 흘렀다. 양 진영을 철제 펜스로 구분한 데 더해 경찰 기동대 인원이 일렬로 출입 통제를 강화했고, 경찰은 차량으로 날아들 수 있는 물건 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3m 높이의 안전망을 설치했다.

26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후 대기 장소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이 대표 지지자가 LED로 만든 '이재명 무죄' 피켓을 들고 있다. 손성배 기자

26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후 대기 장소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이 대표 지지자가 LED로 만든 '이재명 무죄' 피켓을 들고 있다. 손성배 기자

이 대표를 기다리던 민주당원비상행동은 “추석 밥상에 오를 이야기는 대표님의 구속영장이 아니라 윤석열 탄핵”이라며 구호를 연발했다. 지지자들은 ‘정의가 이긴다. 정적 제거 중단하라’, ‘이재명 무죄’ 등 피켓을 들고 “윤석열 정권 타도, 김건희 구속”을 외쳤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도록 투표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연달아 나왔다. 민주당 충남 당진지역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영란씨는 단상에 올라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면 혼자가 아닌 깨어있는 시민들이 뭉쳐야 한다”며 “이 대표 등 뒤에 총칼을 찌른 사람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주 민주당 경북 경주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은  “제1야당 당대표는 죄가 없다”며 “의리와 신의를 저버린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반개혁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26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이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유튜버가 '전과 4범 이재명' 명찰을 붙인 죄수복을 입고 서 있다. 손성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26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이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유튜버가 '전과 4범 이재명' 명찰을 붙인 죄수복을 입고 서 있다. 손성배 기자

이 대표 구속을 촉구하는 이들은 “이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범죄자 구속’ 등 피켓을 흔들었다. 유튜브 ‘시골오빠’ 채널을 운영하는 조모(36·경기 동두천 거주)씨는 주황색 죄수복에 ‘전과 4범 이재명’ 명찰을 달고 집회 현장에 나왔다. 조씨는 “이재명 대표가 서울구치소에 온다는 소식에 옷을 맞춰 입고 구속을 축하하러 왔다”며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를 신고를 낸 애국순찰팀의 황경구 단장은 “법리대로 한다면 당연히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한다”며 “이미 다수가 관련 의혹으로 구속된 상황이기 때문에 범죄 혐의의 정점에 있는 이재명은 당연히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경찰기동대 13개 중대와 의왕경찰서 형사·교통 등 경찰관 50여명을 비롯해 총 1000여명을 배치해 현장 상황 관리를 했다. 의왕경찰서는 오후 7시쯤 집회를 주최한 양측에 소음 기준치(야간 60db)를 넘었다는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6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 검찰 호송차가 서울중앙지법을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 구속을 촉구하며 집회를 개최한 애국순찰단 무대 앞에 안전망을 설치했다. 손성배 기자

경기남부경찰청은 26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탄 검찰 호송차가 서울중앙지법을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 구속을 촉구하며 집회를 개최한 애국순찰단 무대 앞에 안전망을 설치했다. 손성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